日 미쓰비시지쇼, 도쿄에 'AI 카메라' 4만대 깐다

일본 부동산 개발업체 미쓰비시지쇼(三菱地所)가 오는 2024년까지 도쿄역 주변 마루노우치에 최다 4만개에 달하는 인공지능(AI) 카메라를 설치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민간기업이 자국 한 도시 전체에 AI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은 처음이다. 미쓰비시지쇼는 자사가 운영하는 20여개 빌딩과 주변대로에 카메라를 배치한다. 이를 기반으로 사전에 서비스 이용에 동의한 고객에게 '얼굴 인식 패스' 결제 등을 제공하는 한편 해당 지역의 방범·재해 대응 등에 필요한 정보 제공에 활용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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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지쇼는 최근 마루노우치 지역 신마루빌딩(新丸ビル)과 오오테마치빌딩(大手町ビル)에 각각 카메라를 달았다.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AI로 정교하게 분석하는 차세대 시스템을 적용했다. 연말까지 7개 빌딩에, 2024년까지 20여개 빌딩에 설치하는 게 목표다. 초기 설치 및 시스템 개선, AI 영상 분석 등에 10억엔(약 104억원) 이상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현재 마루노우치 지역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는 총 1만대 안팎이다. 하지만 서로 데이터를 교환할 수 없어 활용도가 낮다. 이번에 도입되는 시스템이 개인정보 이용에 동의한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예를 들어 주요 지역 통행량은 물론 성별, 연령 등 방문자 속성을 분석,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 주요 매장에서는 사전 등록한 신용카드 등으로 '얼굴 인식 결제'도 가능하다.

수상한 인물의 움직임을 AI가 분석해 경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각종 재해 시 실시간으로 피해 상황을 파악해 피난 경로를 전달하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경비업체, 청소로봇 업체 등과 제휴해 시설 운영을 효율화하는 것도 강점이다.

미쓰비시지쇼는 AI 카메라를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각 빌딩에서 확보한 영상 정보는 AI 분석 이후 즉시 파기할 방침이다. 또 AI 분석으로 얻은 데이터는 개인이 식별하지 못하도록 모자이크 처리한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컴파리텍에 따르면 세계에서 1평방마일(약 2.58㎢)당 가장 많은 감시카메라를 운용하는 곳은 인도 델리 수도권(1826대)이다. 전 세계 7억7000만대 감시 카메라 중 54%는 중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에서 소매 디기업 등이 감시카메라를 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초기 비용과 통신 인프라 정비를 감시카메라 확대를 위한 주요 과제로 꼽았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