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갈길 먼 디지털 교육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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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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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2년, 우리 사회는 얼마나 디지털화됐을까. 지난해 4월 세계 첫 전국단위 온라인 개학을 했고 한시적이지만 원격 의료도 허용됐다. 식당이나 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을 출입할 때면 QR코드로 인증하고 확진자 역학조사도 스마트시티 솔루션으로 이뤄졌다. 먼 미래로 보였던 많은 분야가 디지털화됐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과거 방식을 고집하는 곳이 많다. 대표 분야가 학교 행정이다. 교육은 온라인 개학을 시작으로 디지털화가 상당히 이뤄졌고 학교 행정은 이미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 NEIS)이 갖춰져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는 수기에 의존한다.

매주 2회씩 나왔던 등교율 현황 자료는 앞으로 주 1회 공개된다. 보건 교사의 업무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다. 코로나19 학생 확진자 숫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를 담당하는 보건 교사의 업무도 더불어 급증했다. 보건 교사는 본래 업무인 방역 등 업무 수행에 집중할 여건을 만들어 달라 호소한다. 교육 당국은 학교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고 수신하는 방법으로 해왔다. 확진자와 등교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대책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 교육당국의 일인데, 업무 경감을 위해 좀 더디게 현황을 파악한다는 것이다. 2년 내내 디지털, 데이터에 기반한 교육 정책과 행정을 외쳤지만 가장 시급한 분야는 수기로 이뤄졌던 셈이다.

최근 교육부는 복무 점검을 위해 로비에서 직원 출근시간을 수기로 기록했다. 출근 시간에 사람이 몰리다 보니 로비는 북새통이었다. 메타버스까지 언급하는 디지털 시대에 1년에 두 번씩은 어김없이 이런 광경이 펼쳐진다. 며칠 후 교육당국은 디지털 교육환경을 전면에 내세운 교육과정 개정 총론 방향을 발표했다. 발 디딘 현실은 보지 못하고 미래를 외칠 때 그 메시지가 공허할 수밖에 없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