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 녹색 대전환(GX)를 가속화하고 있는 정부가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대를 보급해 온실가스 518만톤을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공기열 히트펌프도 지열 히트펌프처럼 일반용 요금 선택을 허용해 주택용 누진제 요금 장벽을 해소하고 국내 공급을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리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겸 성장전략TF에서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히트펌프란 압축성 냉매를 이용해 공기, 땅, 물 등 외부 열을 끌어와 냉매를 압축해 온도를 높인 후 고온의 열을 실내에 공급해 난방이나 냉방에 사용하는 장치다. 유럽연합(EU) 등은 연료를 태우지 않아 이산화탄소를 직접적으로 전혀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고효율 시스템 '히트펌프'를 탄탄소화의 핵심으로 보고 보조금 지원, 세금 감면,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냉난방, 산업 등으로 소비되는 열이 전체 에너지 소비 중 48%를 차지하며 상당부분 화석연료로 생산돼 탄소 배출원의 29%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열에너지 정책의 최우선 실행 과제로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제주·경남·전남 등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은 지역을 대상으로 히트펌프 보급을 우선 지원한다. 태양광이 설치된 단독주택에 히트펌프 설치를 지원하고, 마을회관 등 공동시설에 태양광과 히트펌프를 함께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내년에는 총 2580가구가 지원 대상이 된다.
'마을 태양광-히트펌프 패키지' 설치도 확대한다. 수계기금 주민지원사업으로 상수원관리지역 마을 회관 등 공동시설이 대상이다. 내년 10개소로 시작해 2027년 190개소, 2028년 300개소, 2029년 500개소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목욕탕, 수영장 등 난방 및 급탕 수요가 높아 에너지 소비가 많은 업종 대상으로 히트펌프 설치비 보조와 장기저리 융자 지원을 확대한다. 또한, 학교, 청사 등 공공시설에 히트펌프, 태양광 설비,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한 건물자립형 히트펌프 보급을 확대한다.
특히, EU 등과 같이 공기열을 재생에너지 종류 중 하나로 포함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한다. 바닥난방을 선호하는 국내 주거 여건을 고려해 가정용 고효율 히트펌프(공기-물)에 대한 국가표준(KS) 인증, 환경표지 인증 등 기준도 마련한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누진세로 인한 요금 폭탄 우려에 이미 유럽·북미 등에 수출 중인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국내 제품을 출시해도 구매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권병철 기후부 열산업혁신과장은 “지열은 히트펌프가 이미 상당 기간 보급되어 있고 일반용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면서 “주택용 누진제 적용에 따른 요금 급증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공기열 히트펌프도 지열 히트펌프처럼 일반용 등 별도의 요금 선택을 허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