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요격으로 우주쓰레기 급증”…우주 유영 취소에 ‘스타링크’ 대피 소동

러시아의 위성요격 미사일 시험 발사 여파로 국제우주정거장(ISS) 정기 우주 유영이 취소된 한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인공위성 기반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위성도 자리를 궤도로 옮겼다.

지난 15일(현지시각) 러시아는 모스크바 북쪽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예고도 없이 우주에 있는 자국 퇴역 첩보위성 ‘코스모스-1408’을 미사일로 파괴하는 위성 요격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미사일은 고도 440km에 위치한 코스모스-1408을 정확히 요격했다. 위성 파괴로 ‘우주 쓰레기’, 즉 우주 잔해가 1500개 이상 발생돼 지구 저궤도를 오염시켰다.

고도 440km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을 포함해 수많은 중요 위성들이 포진한 곳이다. 러시아의 예고 없는 요격에 주변에 포진한 위성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우주 잔해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은 러시아 요격 2주만인 11월 30일(현지시각) 돌연 화요일마다 진행되던 우주 유영(Spacewalk, EVA)을 목요일로 변경했다. 러시아 요격이 원인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ISS 주변에 위험이 되는 우주 잔해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우주 유영이란 우주비행사가 우주선 밖으로 나와 고장 수리나 조립 등 우주 공간에서 행하는 일을 말한다. 당초 토마스 매쉬번과 카일라 배런은 고장난 무선 통신 안테나를 수리를 위해 6시간 30분동안 우주 유영을 수행할 예정이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립자가 스타링크 위성을 궤도로 올렸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립자가 스타링크 위성을 궤도로 올렸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이와 관련한 소식을 전달받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스페이스X 또한 충돌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일부 스타링크 위성을 궤도로 올려놓았다고 답변했다.

특히 머스크 CEO는 “ISS와 크루 드래건 등 우주선은 초고속 충격 흡수가 가능한 미세운석 보호장치를 가지고 있지만 우주비행사가 걸친 우주 유영(EVA) 수트는 다르다”며 우주 유영이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시속 2만 7000킬로로 우주를 떠다니는 잔해는 아무리 작은 조각이라고 할지라도 우주비행사에게는 큰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

나사와 스페이스X 외에도 많은 우주항공업체가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 잔해 회피를 위해 인공위성은 더 많은 연료를 소모하게 될 것이며, 우주비행사 등이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해야한다.

우주 항공업체들은 예상치 못한 비용을 지불했지만 보상 청구는 어려울 수 있다. 민간운영재단인 시큐어월드재단의 우주법 고문인 크리스토퍼 존슨은 미국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닷컴과의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의 행위는 화학물질을 바다에 방출한 것과 같다”며 “우주 잔해에 부딪히는 ‘물리적 피해’ 주장은 쉽지만 ‘경제적 피해’ 정도를 환산하기란 어렵기 때문에 피해업체들이 각각 어떤 추가적인 조치를 취했는지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