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유튜브 시대, 콘텐츠 프리미엄의 서막

유튜브 등장은 일반 대중의 콘텐츠 접근과 함께 문화적 수용성 확대를 이끌어내는 단초가 됐다. K-팝을 비롯한 글로벌 비주류 문화의 세계화와 더불어 콘텐츠 업계는 물론 콘텐츠 '표현의 자유'를 독려하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최근 콘텐츠 표현의 자유가 형식과 구성 측면에서 다양하게 펼쳐지며 각 플랫폼의 여러 콘텐츠로 완성되고 있다. '엔터테인&'에서는 유튜브를 중심으로 여러 플랫폼에 게재된 콘텐츠 모습을 롱·미드·숏 등 형식 구분과 함께 살펴보며 비전과 시사점을 확인해본다.

◇미드폼콘텐츠, 새로운 미디어 약진 VS 일반대중의 다변화

연애플레이리스트·열일곱·트웬티트웬티 등 인기 웹드라마는 대표적인 미드폼 콘텐츠로 꼽힌다. (사진=플레이리스트 페이스북 발췌)
연애플레이리스트·열일곱·트웬티트웬티 등 인기 웹드라마는 대표적인 미드폼 콘텐츠로 꼽힌다. (사진=플레이리스트 페이스북 발췌)

가장 두드러진 변화를 보이는 부분은 30분 이내 미드폼 영상이다. 플랫폼 한계나 구상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던 초기 미드폼 콘텐츠는 드라마·예능 등 TV콘텐츠 하이라이트나 영화 프로모션 프리뷰·리뷰 등 일부분만을 담거나 편집이 별로 가미되지 않은 일상기록 등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후 플랫폼 업그레이드와 함께 화질과 서비스 수준이 개선됨과 동시에 낮은 제작단가로 콘텐츠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가벼운 포맷이라는 점이 집중 부각됨에 따라 미디어 기업이 총력을 기울이며 결과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오는 28일 첫 방송될 일진에게 반했을때 등 일진에게 시리즈는 와이낫미디어 제작 인기 웹드라마로, 미드폼 콘텐츠 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와이낫미디어 콕tv 공식채널 발췌)
오는 28일 첫 방송될 일진에게 반했을때 등 일진에게 시리즈는 와이낫미디어 제작 인기 웹드라마로, 미드폼 콘텐츠 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와이낫미디어 콕tv 공식채널 발췌)

미드폼 콘텐츠 대표는 단연 웹드라마다. 웹툰·웹소설 등 인기 검증이 완료됨과 더불어 스토리 호흡 자체가 짧으면서도 완성도를 지닌 지식재산(IP)에 기반을 둔 웹드라마는 중소·중견규모 프로덕션, 미디어업체에 블루오션으로 꼽히며 더욱 활성화됐다.

미드폼 콘텐츠의 전성기를 이끈 웹드라마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 시리즈. (사진=와이낫미디어 콬TV 공식채널 발췌)
미드폼 콘텐츠의 전성기를 이끈 웹드라마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 시리즈. (사진=와이낫미디어 콬TV 공식채널 발췌)

실제로 2017년 1월 첫 공개 이후 네 시즌 제작된 '연애플레이리스트'부터 '열일곱' '에이틴' '트웬티트웬티' 등 '나이' 시리즈까지 이어지는 네이버 계열사 플레이리스트 콘텐츠나 '전지적 짝사랑 시점'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 '리얼:타임:러브' '일진에게~' 시리즈 등 와이낫미디어 콘텐츠는 MZ세대와 성장흐름을 같이 하면서 이들이 지닌 인생과 사랑, 청춘 등의 고민을 자연스러우면서도 수준 높은 영상미로 표현, 이른바 공감도 높은 '팝콘무비형' 드라마 시대를 열었다.

디지털채널 tvN D 웹드라마 소녀의세계 시즌2 포스터. (사진=CJ ENM 제공)
디지털채널 tvN D 웹드라마 소녀의세계 시즌2 포스터. (사진=CJ ENM 제공)

대형 미디어도 일부 클립영상이 아닌 미드폼에 맞춘 콘텐츠 전략으로 새롭게 다가서고 있다. KT 계열사 스토리위즈가 기획하는 '컬러러쉬', IHQ 웹드라마 '연애능력제로', tvN의 디지털 스튜디오 tvN D로 공개되는 '좀 예민해도 괜찮아' '소녀의 세계' 등과 같은 자체 제작 시리즈물이나 중소형 제작사들과의 연대를 통한 웹드라마 론칭은 물론 인기 아티스트를 크리에이터로 내세운 웹리얼 예능 포맷 구성이 두드러진다.

이달의소녀 츄를 메인으로 한 지구를 지켜츄는 미드폼 콘텐츠 중 최근 더 각광받고 있는 웹리얼예능 콘텐츠다. (사진=유튜브 채널 지구를 지켜츄 캡처)
이달의소녀 츄를 메인으로 한 지구를 지켜츄는 미드폼 콘텐츠 중 최근 더 각광받고 있는 웹리얼예능 콘텐츠다. (사진=유튜브 채널 지구를 지켜츄 캡처)

이달의 소녀 츄를 메인으로 한 '지구를 지켜츄', 박미선의 '미선 임파서블', 마마무 솔라의 '솔라시도' 등 CJ ENM 다이아TV의 셀럽 콘텐츠를 비롯해 아나테이너 장성규의 '워크맨', 가수 겸 배우 비의 '시즌 비시즌', god 박준형의 '와썹맨' 등 JTBC 스튜디오 '룰루랄라' 콘텐츠, PD 겸 방송인 이은재(재재)를 내세운 스브스뉴스 '문명특급' 등 연예인 1인의 리얼 웹예능 콘텐츠들은 짧고 빠른 호흡과 함께 기성 방송에서 하지 못했던 과감하면서도 솔직한 표현으로 유쾌함을 던지며 '미드폼 예능'의 재미를 선사한다.

사진=JTBC스튜디오 룰루랄라 페이스북 발췌
사진=JTBC스튜디오 룰루랄라 페이스북 발췌

각 엔터사는 물론 경기도주식회사가 제작한 (여자)아이들 미연 주연의 '딜리버리'처럼 일부 지자체에서까지 자체 제작 또는 외주협업과 함께 웹예능, 웹드라마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미드폼 콘텐츠 강화'를 전면에 내세운 카카오TV를 비롯해 포털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의 플랫폼 전략 변화와 함께 신생 제작사 4D Replay(포디리플레이) 인터랙티브 웹드라마 '미스터LEE' 등 기술 장르 접목의 드라마를 이끌어내는 모습도 비치고 있다.

드라마 미스터LEE 메이킹필름.(사진=4D replay 제공)
드라마 미스터LEE 메이킹필름.(사진=4D replay 제공)

일반 유튜버 콘텐츠 수준 향상도 촉진하고 있다. 당초 1인 유튜버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는 매니지먼트 개념으로 접근했던 다이아TV나 샌드박스네트워크, 레페리 등 크리에이터 기업은 소속 인물과 협업을 통해 관련 브랜디드 콘텐츠를 생성하고 소속사 없이 평범하게 1인 유튜버로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도 원테이크 편집 기준 영상물만이 아니라 콘셉트 설정을 통한 기획영상이나 크리에이터 컬래버 콘텐츠 등 수준 높은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확산세' 숏폼&'프리미엄화' 롱폼

유튜브에서 극명한 변화를 나타내는 미드폼 영역과 함께 숏폼·롱폼 콘텐츠들도 제작 편수나 영상 퀄리티 면에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숏폼 콘텐츠 영역은 당초 영상분량 제한에 따라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재미요소로만 인식됐던 형식이지만 지난해 1월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와 함께 2년 사이 급성장하고 있다.

대표적 숏폼 플랫폼으로 꼽히는 틱톡. (사진=틱톡 캡처)
대표적 숏폼 플랫폼으로 꼽히는 틱톡. (사진=틱톡 캡처)

짧은 호흡과 간편한 편집 등으로 자신의 개성을 확실하게 보여주면서도 생각보다 수준 높은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각광받고 있다. 숏폼 플랫폼 대표로 꼽히는 '틱톡'을 비롯해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 플랫폼 개편과 함께 펼쳐지는 숏폼 콘텐츠 영역에서 가장 집중되는 것은 단연 '댄스 챌린지'다.

유튜브 쇼츠 내 게재된 라이언&춘식 콘텐츠. (사진=카카오프렌즈 유튜브채널 캡처)
유튜브 쇼츠 내 게재된 라이언&춘식 콘텐츠. (사진=카카오프렌즈 유튜브채널 캡처)

K-팝 아티스트 음원 또는 포인트 안무 스포일러(스포) 등과 함께 전개되는 댄스챌린지는 '한류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가치는 물론 매력도 인정받고 있다. 연장선상에서 음원 일부를 활용한 일상 유쾌 매력 콘텐츠들도 점점 등장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틱톡은 최근 한국음악콘텐츠협회와 특허청이 주최한 글로벌 K-팝 콘퍼런스 세미나에서 숏폼 콘텐츠 흥행에 대해 아티스트·팬 간 소통성은 물론 완성도 있는 작품에 대한 자신만의 영감으로 또 다른 걸작을 만들어나가는 MZ세대 성향에 따른 결과로 분석, 앞으로도 흥행도가 더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롱폼 콘텐츠는 미드폼의 다각적 발전과 숏폼의 폭발적 성장에 비해 다소 차분하지만 확실한 프리미엄화를 보이고 있다. 당초 네트워크 자원 상 한계가 있었던 각 플랫폼 환경이 점차 개선되며 분량 제한이 사라졌고, 프리미엄 롱폼 콘텐츠를 내세우는 OTT들이 숏폼, 미드폼 등 전방위로 범위를 넓힘에 따라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들 역시 프리미엄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사진=유튜브 제공
사진=유튜브 제공

실제로 유튜브 롱폼 콘텐츠를 살펴보면 영화 '오리진(Origin)'을 비롯해 2019년 박재범 다큐 'Jay Park:Chosen1', 지난해 4월 트와이스 다큐 'TWICE:Seize the Light' 등 오리지널 콘텐츠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단순히 '팝콘무비 전용'으로 치부하기에는 어려울 정도의 무게감과 영상미가 있다. 국방TV '역전다방' 케이블·IPTV 등에서 비중을 찾기 어려운 TV콘텐츠들도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 내 대표 롱폼 콘텐츠로 자리매김하며 상당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진=국방홍보원 공식페이지 발췌
사진=국방홍보원 공식페이지 발췌

유튜브 속 콘텐츠 변화는 가벼우면서도 빠른 호흡으로 자주 접근할 수 있는 소통성, 영상 퀄리티와 개성수용의 수요 등을 통해 다변화되고 있다. 유튜브 내부는 물론 미디어 전반과 대중에게 콘텐츠를 보는 안목과 함께 참여 의지를 높이며 더욱 성숙한 콘텐츠 산업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