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9)대체데이터에 주목하라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기업 현장에서 남다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남보다 빨리 시장의 흐름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하면, 우리 고객이 누구인지 그리고 해당 고객의 특성이 어떻게 변화하는 지 먼저 간파하고, 이에 부합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초기에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이를 위해 많은 부분 경영자의 직관과 오랜 경험에만 의존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 대체데이터를 통해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추세다.

먼저, 대체데이터(Alternative Data)란 전통적으로 해당 분야 산업군에서 활용해 오지 않았던 데이터 소스를 이용, 기존의 범주와는 다른 인사이트를 도출하고자 하는 데이터를 말한다. 예를 들어, 금융회사는 과거 금융거래 기록이 없는 사람에게 적절한 신용등급을 부여하기가 어렵다. 이에 통상적으로 중간 등급의 신용등급을 일괄적으로 부여한다. 실제로는 이들의 신용등급이 전혀 다를 수 있음에도 말이다.

최근 많은 금융기관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에는 전혀 활용하지 않았던 비재무적 데이터인 웹 크롤링 데이터, 웹사이트 방문 이력, 앱 다운 때 제공 동의 정보, 로그인 내역, 상품 리뷰 등 정보를 활용해 신용등급을 구분하기 위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을 국내에서는 마이데이터 산업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보다 정확한 학문적 구분으로는 대체데이터라 할 수 있다.

신용카드 기록 및 은행 이체 기록, 슈퍼마켓 바코드 기록 또한 개인의 재무 상태와 경제활동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좋은 대안을 제공해 줄 것이다. 금융회사는 고객이 자신의 정보를 변경하기 이전에는 고객의 상황 변화를 파악하기 힘들다. 하지만, 위에서 열거한 일련의 데이터를 취합할 경우 상황은 다르다. 고객이 즐겨 이용하던 슈퍼마켓 위치가 다른 지역으로 변경되었다면, 이사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로 구매한 품목 중 아기 용품이 포함되기 시작할 경우에 임신 등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고객의 개인적인 상황 변화를 먼저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관련 서비스를 먼저 제시할 경우 보다 많은 이용률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대체데이터가 반드시 금융 부분 내지 사람에 대한 이력을 확인하기 위한 용도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인공위성 이미지 등도 유용한 대체데이터 자료로 급부상하고 있다. 해외 헤지펀드 기업 중에서는 이러한 인공위성 사진을 취합해 지난 분기 대형마트 주차장 중 어느 대형마트 주차장에 자동차가 많이 주차 됐는지를 비교한다. 이를 통해 대형마트 매출 추이를 해당 기업이 발표하기 이전에 먼저 파악해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컴퓨터, 냉장고, 세탁기, CCTV 등과 같이 각종 기기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기계적으로 수집되는 데이터도 대체데이터로 활용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각종 장비에 부착된 센서는 제조, 농업, 건설, 물류 등 산업 각 분야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

이상에서 열거한 사례가 기존에 기업이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의 범주에서 벗어난 자료를 활용한다고 해 반드시 대체데이터가 외부로부터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많은 기업이 자사의 앱을 통해 자사 고객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힌트를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 자사 앱을 이용한 고객이 어떠한 방식으로 앱을 활용하는지를 세부적으로 분류하고, 이러한 자료를 활용해 추가적으로 할 수 있는 비즈니스 영역을 발굴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 사회를 지칭하는 용어 중 데이터 경제라는 말이 있다. 어쩌면 모든 산업 부분이 다양하게 데이터를 활용하기 시작할 진정한 데이터 경제는 대체데이터에서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