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나온 'OTT 한계론'…"콘텐츠 차별화·시즌제 지속 어려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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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가장 먼저 형성된 미국에서 OTT 한계론이 제기됐다. 수십억달러를 투자하지 않고는 우후죽순 생겨나는 OTT 간 콘텐츠 차별화가 어려운 데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이용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다.

미디어포스트·넥스트TV 등 외신은 로쿠 등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플랫폼 사업자를 비롯해 수많은 콘텐츠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고서는 독자 콘텐츠를 만들더라도 차별화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수십억달러 규모 콘텐츠 투자가 OTT 성장 핵심동력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자본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마존, 애플,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은 필요하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수 있지만 대다수는 불가능하다는 취지다. 월트디즈니, 컴캐스트, 파라마운트 등 레거시 미디어와 넷플릭스, 빅테크 기업을 제외한 기업은 규모의 경제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OTT 인기 드라마 수명이 TV 대비 짧다는 것도 한계 요인으로 지목된다. 인기 OTT 시리즈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와 아마존프라임 '더 마블러스 미세스 메이즐'이 시즌5를 끝으로 종영을 발표했다.

'그레이 아나토미'(시즌18)·'NCIS'(시즌19) 등 인기 TV 프로그램 대비 지나치게 빠른 종영이다. 외신은 시청자가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콘텐츠가 많은 OTT 특성과 '몰아보기(빈지워칭)' 등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는 휘발성을 이유로 꼽았다.

이외에도 바이아컴CBS가 OTT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사명을 파라마운트 글로벌로 바꾼 뒤 주가가 폭락했고, OTT 대표주자 넷플릭스 역시 올해 들어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상황 또한 OTT 성장 한계론을 부추기는 이유다.

이같이 미국 내 제기되는 OTT 회의론은 OTT 수 증가와 과열경쟁에 따른 결과라는 게 국내 전문가 의견이다. 넷플릭스만 서비스를 제공할 때와 디즈니플러스·아마존프라임·HBO맥스·파라마운트플러스 등 새로운 OTT가 등장한 현재는 분명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용자 선택권이 늘어난 상황에서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여야 하는 OTT 사업자는 콘텐츠 경쟁이 불가피하다. 한정된 재원과 재화 속에 '부익부 빈익빈'이 고착화되고 수억~수십억원대 소규모 투자로는 콘텐츠가 흥행하기 어려운 환경적 요인은 지속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디어학계 관계자는 “미국 내 OTT 경쟁은 대규모 콘텐츠 투자에 기반하지만 모든 투자가 가입자 확대를 가져오지는 않는다”며 “기능·요금 차이가 없는 OTT 특성상 콘텐츠가 유일한 차별화 수단이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재원구조와 가입자 확보 여부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