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해외여행 상품 영역 확장…충성고객 록인 나선다

사이판 코랄 오션포인트 CC.
사이판 코랄 오션포인트 CC.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가 모두투어와 자가격리 면제 지역 해외여행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컬리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비식품 구매 고객 수요를 충족, 충성고객 '록인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빠르면 위드코로나 재개 가능성이 있는 3월 말에서 4월 초, 모두투어의 괌·사이판 등 해외 출국 시 자가격리 면제 국가 여행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는 해외여행 수요 심리를 겨냥한 행보다. 여기어때가 지난해 말 오픈서베이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과반(56.5%)은 위드코로나 시작 후 방역상황이 나아지면 해외여행을 떠날 용이가 있다고 답했다.

사이판 여행객 수요는 이미 증명됐다. 마리아나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대한민국과 트래블버블을 체결한 후 지난달 24일까지 사이판 패키지 상품을 통해 입국한 한국인 여행객이 1만 명을 넘겼다. 이는 북마리아나 제도(사이판·티니안·로타)가 현재 우리나라 입국 시 격리가 없는 유일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2월부터 해외 무격리 입국이 적용된 필리핀과 호주의 경우도 2월 항공권 검색량이 1월 대비 평균 200%, 100% 상승했다.

컬리에서 판매할 상품은 방역에 유리한 소형 그룹 패키지 상품 혹은 개별 여행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다만 현시점에서 어느 국가 상품이 먼저 오픈 될지는 미정이다. 모두투어는 오픈 지역 특성에 맞게 탄력적으로 상품을 운영할 계획이다.

컬리가 여행상품으로 상품군을 다변화하는 이유는 크로스셀링 트렌드 때문이다. 크로스 셀링은 특정 상품을 구매하러 플랫폼에 방문한 고객이 연관 상품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편의성을 높인다. 이는 다른 플랫폼으로 이탈을 막을 수 있어 충성고객 확보가 용이하다.

컬리가 크로스셀링 영역을 확장하면서 양날의 검이었던 '전문점'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컬리는 엄선된 프리미엄 식자재 구입 전문 플랫폼이라는 이미지로 충성고객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비식품 상품 구매를 원하는 고객이 타 플랫폼으로 유출되는 아쉬움이 있었다. 여행상품 확장은 컬리에게 원스톱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다.

이는 기업공개(IPO)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상품군을 판매하는 슈퍼애플리케이션(앱) 성장성은 아마존 등 다수 기업으로부터 입증됐다. 아울러 신선식품군은 재고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때 상품 가격이 높은 여행상품이 거래액을 보완할 수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해외여행 상품은 현재 효율이 좋지 않아 판매 계획을 확답할 수는 없다”면서 “여행 상품 카테고리 확장은 고객 편의 향상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