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줄기세포로 되찾은 빛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줄기세포는 아직 분화가 이뤄지지 않은, 즉 얼마든지 다른 세포로 분화될 수 있는 세포다.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자연적으로는 회복하지 못할, 손상된 인체 신경과 부위에 적용해 이를 치유하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 원하는 것과 다른 세포로 분화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통제 실패' 상황과 연결되면 분열이 과하게 이뤄져 암 세포가 될 수 있다. 치료를 위해 도입한 줄기세포가 도리어 암을 유발하는 최악의 결과를 낳기도 한다.

최근 일본에서 줄기세포 활용의 희망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사례 소식이 들려왔다. 일본 연구진이 시각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줄기세포를 이용해 빛을 선사했다. 이식을 받은 이들 상당수가 이미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까지 시력을 회복했다.

주인공은 오사카대의 니시다 고지 교수팀이다. 이들은 '각막상피간세포피폐증'에 걸린 환자 4명에게 만들어낸 각막 조직을 이식했다. 이 질환은 안구 표면 각막상피가 상처를 입어 생긴다. 각막을 만드는 간세포가 상실돼 각막이 탁해진다. 끝내는 실명 우려도 있다.

다행히 연구팀 조치로 4명 중 3명이 충분히 시력을 회복했다. 한 명의 경우 증세 호전이 있었지만, 결과가 엇갈려 성패를 평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구팀은 환자의 불투명한 각막을 떼어내고, 줄기세포에서 얻은 각막 세포를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사람으로부터 기증받은 각막을 이식하는 기존 수술에서도 '거부반응'이 종종 나타났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거부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성공사례의 한 환자는 0.04였던 왼쪽 눈 시력이 0.6까지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치료에는 iPS 줄기세포가 쓰였다. iPS는 유도다능성줄기세포나 인공만능세포 등 이름으로도 불린다. 자신의 체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도입하는 방법으로 시계를 거꾸로 되돌려(역분화), 줄기세포 상태로 만드는 것이 핵심 개념이다. 1958년 영국의 존 거든이 개구리 체세포가 배아와 같은 초기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 iPS가 나오는 기반을 마련했다. 꽤 시간이 흐른 2006년 일본의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가 쥐 체세포에서 iPS를 만드는 법을 발표했다.

iPS 외에는 환자의 것 그대로를 채취해 쓰는 성체줄기세포, 배아에서 추출하는 배아줄기세포가 있다. iPS는 환자 스스로의 것을 활용, 환자의 것과 유전적으로 동일한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성체줄기세포와 마찬가지다. 당연히 자가 면역 반응을 차단할 수 있다.

물론 역분화 과정에서 배아줄기세포와 마찬가지로 암 발생 가능성이 있다. 다만 최근에는 이를 피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많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PS를 활용한 치료는 이번 사례가 처음이 아니다. 같은 일본에서 다른 안 질환인 가령황반변성(ARM) 치료에 iPS세포로 만든 각막을 이식한 사례가 있었다.

재생불량성빈혈, 중증심부전, 백혈병이나 관절 질환, 심지어는 암을 치료하는 것에도 iPS를 이용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