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게임 기반 '사이버펑크 에지러너스' 내달 방영

넷플릭스, 게임 기반 '사이버펑크 에지러너스' 내달 방영

게임이 원천 콘텐츠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비선형적 구조 때문에 만화, 소설에 비해 효용성이 떨어졌던 게임이 매력적인 세계관, 아트워크 그리고 사회 내 게임 리터리시 능력 확산으로 경쟁력 있는 지식재산권(IP)으로 탈바꿈한다.

넷플릭스가 다음 달 '사이버펑크 에지러너스' 애니메이션을 방영한다. 사이버펑크 에지러너스는 게임 '사이버펑크2077' 세계관을 기반으로 애니메이션 제작사 트리거와 게임 제작사 CD프로젝트레드가 함께 만든 작품이다. 10개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독립된 애니메이션으로 그 자체로 완결성을 지닌다. 넷플릭스는 '레지던트 이블' '컵헤드 쇼' 등 게임 IP를 기반으로 하는 TV시리즈를 지속 선보일 계획이다.

넷플릭스가 게임 IP TV시리즈에 힘을 싣는 건 '위쳐' '아케인' 등 게임 원작 영상 콘텐츠 결과가 좋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게임을 원작으로 영상 콘텐츠는 흥행 참패뿐만 아니라 혹평까지 받았다. 파이널판타지, 데드오어얼라이브, 슈퍼마리오, 하우스오브더데드 등이 대표적이다. 만화, 소설 같은 영화와 비슷한 구조의 서사를 띈 작품은 대체로 원작에 충실하게 만들어진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같은 시리즈는 원작 팬에게 이질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편이다.

하지만 게임은 서사 길이가 다르고 자유도도 달라 재해석 과정이 반드시 필요했다. 재해석 수준이 낮아 지지를 못받았지만 최근에는 세계관을 기반으로 서사를 새로 정립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며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 사업에 대응하는 우리 게임사에게도 가능성이 열린 시장이다. 단건 프로젝트를 넘어 IP로서 글로벌 진출도 가능하다. 크래프톤은 단순히 끝까지 살아남는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해 '펍지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있다. 펍지 세계관을 영상화 웹툰화해 구축한다. 고수, 마동석 등 유명 배우를 섭외한 단평영화는 밀도가 높아 몰입도가 상당한 수준이라는 평을 받는다. 지속 작품이 나올 예정이다.

중국에서 '크로스파이어' 드라마로 재미를 본 스마일게이트는 미국 제작사 오리지널 필름과 계약을 맺고 동명 영화로 할리우드 진출을 추진한다. '서머너즈워'로 미디어 부문을 꾸준히 확장한 컴투스, '블레이드앤소울' 뮤지컬로 노하우를 쌓은 엔씨소프트, 미디어사업 부문 별도 조직을 가진 넥슨도 언제든지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된 기업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원천 콘텐츠는 메인이 되는 하나의 뛰어난 콘텐츠 개발과 이를 다양한 장르에 접목시키는 기획력이 중요하다”면서 “디즈니, 마블이 주력 콘텐츠로 시작해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시킨 것처럼 장기적 투자가 수반된다면 게임사 외연을 넓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