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전환 'ON'] 산업계, 탄소중립 기술 개발 속도전 나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계가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 개발을 위해 협의체를 잇따라 꾸린 것으로 나타났다. '2050 탄소중립'이라는 국가적 목표 달성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산업계 탄소중립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개발(R&D)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발표 지연으로 당초 계획은 차질을 빚고 있다. 산업계는 조속한 예산 통과를 촉구한다.

산업계에는 주요 업종별 산학연으로 구성된 탄소중립 위원회가 잇따라 설립됐다. 철강업체들로 구성된 그린철강위원회를 비롯해 석유화학 탄소제로 위원회, 시멘트 그린뉴딜 위원회, 조선산업 탄소중립위원회 등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자동차, 비철금속, 제지·섬유, 전기전자, 바이오 등 기타 업종에도 협의체가 꾸려졌다.

탄소 다배출 업종인 철강과 석유화학, 시멘트 산업은 탄소중립 기술 개발에 보다 적극적이다. 대표적으로 그린철강위원회 참여 기업들은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은 분광석과 수소를 100% 사용해 환원철을 제조하는 유동환원공정과 환원철 용해를 위한 신전기로 공정 개발이 요구된다. 현재 철강공정은 상공정과 하공정으로 나뉘는데, 상공정상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80% 수준에 이르고 있다. 포스코는 고유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확보해 철강경쟁력을 선점하는데 주력한다.

석유화학업체들은 저에너지 혁신 화학공정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저에너지 촉매반응 및 분리소재 공정 기술을 개발한다. 기초화학 원료인 나프타분해공정(NCC)상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또 나프타 전기분해로 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로부터 에틸렌 등 나프타류 화학원료를 직접 제조하거나 수소 등 고부가 화학제품을 제조하는 전환 기술을 개발한다.

정부는 산업계 탄소중립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9월 내년부터 2030년까지 6조7290억원을 투자하는 '탄소중립 산업 핵심기술 개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다. 저탄소 핵심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통한 '탄소중립 생태계' 조성이 골자다. 현재 기술성 평가를 끝내고 본예타가 진행되고 있다.

산업부는 구체적으로 13개 업종을 선정, 사업안을 마련했다.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탄소중립 중점 분야에서 49개 전략과제를 도출했다. 4조8000억원 이상을 배정했다.

다만 탄소중립 기술 개발 지원은 늦어질 전망이다. 정부에 따르면 '탄소중립 산업 핵심 기술 개발' 최종 예타는 다음 달 나올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9월 신청한 다른 예타 사업 최종 결과가 지난달 31일 확정된 것을 감안하면 두 달 지연됐다.

정은미 산업연구원(KIET)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장은 “투자나 산업 부문은 기술 개발을 긴급하게 실행하는 것이 중요한데 R&D 예타가 지연되고 있다”면서 “산업계가 빨리 뛰어야 하는데 계획한 조치들이 멈춰섰다”고 말했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KIAF) 회장은 지난 9일 산업발전포럼에서 “6조7290억원 규모 탄소중립 R&D 예타 조사가 지연됐다”면서 “2023년 예산에 반영되지 못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