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2700도 견디는 극한소재 열물성 정밀측정기술 개발

표준연 극한측정연구팀이 정전기 공중부양장치를 이용해 내열금속 초고온 열물성을 측정하고 있다.
<표준연 극한측정연구팀이 정전기 공중부양장치를 이용해 내열금속 초고온 열물성을 측정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3000켈빈(K) 이상 초고온 환경에서 내열 소재 열물성을 정밀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3000K는 섭씨 2727다.

지난 21일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는 3773K에 달하는 초고온 연소가스를 배출해 추진력을 얻었다. 발사체에 사용되는 합금 소재는 3000K 이상 초고온을 견뎌야 한다. 안정적인 설계를 하려면 소재가 열에 반응하는 성질인 열물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수다.

상용 열물성 측정장치는 시료에 직접 접촉하는 방식으로 측정 가능한 최고온도가 2000K 수준이다. 그보다 온도가 높은 시료는 비접촉식으로 측정해야 정확한 값을 얻을 수 있다. 정전기를 통한 공중부양장치를 사용한다. 우리나라 외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등 항공우주 분야 강국들만 보유한 장치다.

지금까지 정전기 공중부양장치를 통한 열물성 측정은 2000K 이하 온도에서는 비교적 일관된 값을 보였으나 그 이상에서는 산포도가 커 측정 결과를 신뢰하기 어려웠다.

표준연 극한측정연구팀은 3000K 이상에서 열물성 측정값 불확도를 제시해 기존 연구 결과 불일치 원인을 규명하고 정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측정기법을 개발했다. 3000K 이상 열물성 측정에서 관련 불확도를 정밀 분석한 사례는 이번이 세계 최초다.

연구팀은 정전기 공중부양장치로 내열 소재인 니오븀, 몰리브덴늄, 탄탈륨 금속시료를 공중에 띄우고 고출력 레이저로 시료를 녹여 3000K 이상에서 액체 밀도와 열팽창률을 정밀하게 반복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우주 발사체, 항공기 엔진, 핵융합로 가스 터빈 등에 쓰이는 합금 소재뿐 아니라 금속 3D 프린팅 공정 설계에서도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준 물성값을 제공할 전망이다.

이근우 책임연구원은 “우주, 항공, 국방 등 핵심전략기술은 수입이 쉽지 않아 국가 차원에서 독자적인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며 “이번 성과는 국내 극한산업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표준연은 열물성 측정연구를 4000K 이상까지 지속해, 이를 바탕으로 극한환경에 활용될 여러 종류 초고온 내열 소재 개발에 도전할 예정이다.

표준연 주요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측정표준 분야 세계적인 학술지인 메트롤로지아(IF: 3.157)에 6월 온라인 게재 승인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