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헬스케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새 정부 국정과제에도 우선순위로 반영됐습니다. 잘 도출된 국정과제를 제대로 집행할 수 있는 실질적 조직 신설이 필수고 집행 과정에 대한 점검과 전문인력 양성에 집중해야 합니다.”
치료에서 예방·관리로, 공급자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가운데 예방의학과 역학 분야 권위자인 강대희 서울대 의대 교수가 새 정부의 바이오헬스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실행력을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국정과제 '100세 시대 건강 돌봄 강화' '필수의료 강화' '예방적 건강관리 강화' 등 항목에 스마트 건강관리, 비대면 진료, 예방접종, 재택의료 등 예방의학의 핵심 내용이 모두 포함됐다”면서 “새 정부가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에 대해 확실한 관심과 조예를 가지고 바이오·디지털 헬스를 국정과제 핵심 아젠다로 선정한 것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국정과제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한 범부처 컨트롤타워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윤석열 정부가 공약한 국무총리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가 긍정적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강대희 교수는 컨트롤타워 역할이 제약바이오에 국한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제약, 바이오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대응, 디지털 헬스, 예방적 관리 분야까지 총괄할 조직이 필요하다”면서 “정책 집행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을 갖는 것도 중요한 데,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행정 조직화해서 장관급 위원장과 차관급 2명 체계를 갖추고 부처 공무원 100명을 파견해 힘을 실었던 전례를 참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 정부가 역대 정부 중 원격의료·전자약·디지털 치료제 등 디지털 헬스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우리나라가 높은 의료 수준과 IT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전통 제약바이오 분야에 비해 격차가 적은 디지털 헬스에 승부를 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식약처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허가 후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에서 다시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아야 하는 옥상옥 구조가 디지털 헬스 신기술이 빠르게 상용화되는 것을 막고 있다”며 “디지털 헬스 제품에 대한 기술 평가, 안전성과 효능 평가, 수가 산정 등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는 치매, 수면장애, 자폐 등 질환에 대해 디지털 치료제가 개발되는데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낮다면 효용성과 유효성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전향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올 2월 출범한 의사과학자양성협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부에서도 의사과학자 등 융·복합 인재 양성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최상위권 인재들이 의·치·한·약·수의대 등 범의료계로 들어오지만 바이오헬스 산업계에서는 인력 수급이 어렵다”면서 “의대 학부 시절부터 의사 면허 취득 이후, 전공의 과정 등 각 단계에서 임상 진료 외 바이오헬스 산업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