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신흥국, 정교한 포워드 가이던스 갖춰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해 “신흥국이나 소규모 개방경제에서는 비전통적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사전안내)는 이상적인 정책 수단이 되기 어렵다”고 27일(현지시간) 말했다.

이 총재는 “인구 고령화 등으로 신흥국 경제가 구조적 장기침체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비전통적 정책 수단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신흥국들은 시나리오 기반의 전통적 포워드 가이던스 같은 보다 정교한 정책체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 총재가 잭슨홀 미팅에서 세션 발표자로 나선 건 이 총재가 처음이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시장의 통화정책 예측 가능성을 키우기 위해 미래 통화정책 방향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예고하는 걸 말한다.

반면 비전통적 포워드 가이던스는 적용 조건·기간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어렵고, 이 어려움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을 과도하게 단순화하면 시장이 불확실성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 중앙은행이 기존 포워드 가이던스를 고수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신뢰성이 훼손된다는 것도 단점이다.

이 총재는 미국·유럽 등 주요국이 양적완화와 비전통적 포워드가이던스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장기금리를 낮추고 경기를 안정시켰지만, 한국 같은 신흥국은 침체 우려에도 비전통적 포워드 가이던스를 사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복수의 시나리오를 상정하는 전통적 포워드 가이던스가 유연한 정책 대응에는 도움이 된다”면서도 “신흥국 입장에서는 기본·대안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 자체가 기술적으로 어렵고 커뮤니케이션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