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애플 만나, 트위터 앱 삭제 오해 풀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팀 쿡 애플 CEO와 면담 후 최근 불거진 양사 간 갈등에 대한 해소 가능성을 암시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본사에서 쿡을 만났다는 트윗을 게재했다. “아름다운 애플 본사를 안내해 준 팀 쿡에게 감사한다”라는 설명과 함께 올린 짧은 영상에는 연못에 비친 2명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머스크와 쿡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트위터가 (애플이 운영하는) 앱스토어에서 제거될 가능성에 대한 오해를 풀었다”면서 “팀(쿡 CEO)이 그것(트위터 앱 제거)에 관해 전혀 고려한 적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라고도 썼다.

머스크, "애플 만나, 트위터 앱 삭제 오해 풀어"

머스크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애플이 트위터에서 광고를 줄인 것은 물론 앱스토어에서 트위터 애플리케이션(앱)을 제거하겠다며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또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개발자들에게 부과하는 30% 수수료에 반발하면서 “당신이 앱스토어에서 구매하는 모든 것에 애플이 비밀 세금 30%를 매기는 것을 알고 있는가”라고 힐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가 세계 각국에 10억대 이상 사용되는 아이폰에 앱을 배포하는 애플 앱스토어의 시장 지배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했다. 애플의 앱 승인 정책과 판매 관행에 대한 머스크의 불만에 스포티파이, 에픽 게임 등 다른 기업들도 동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포티파이는 애플의 30% 수수료가 인위적 비용 상승을 유발한다며 복수 국가에서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에 나섰다. 에픽게임즈도 같은 내용으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CEO는 30일 NYT가 주최한 행사에 온라인으로 참석해 애플이 구축한 앱 생태계 질서를 비판했다. 그는 “애플이 모바일 생태계 수익 대부분을 가져간다”면서 “(애플의 앱 생태계가) 지속할 수 있거나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애플이 트위터 앱 배포를 제한하며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려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화당 의원을 비롯한 미국 정치권도 이에 동조하면서 이번 분쟁에 의회 개입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NYT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쿡이 공화당 의원들과 만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었던 머스크를 본사로 초대했다고 전했다. NYT는 쿡이 과거에도 이처럼 '상대 마음 사로잡기'(charm offensives) 전략을 사용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쿡은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애플을 상대로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한다고 비난하자 워싱턴에서 그와 면담 후 백악관 자문단에 합류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플에 대한 비판을 중단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