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부품 업계 대표 기업인 LG이노텍과 삼성전기가 올해 실적에서 대조를 보여 주목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LG이노텍은 매출에서 큰 성장을 기록한 반면에 삼성전기는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지켜 눈길이 쏠린다.
증권가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올해 매출 19조4500억원, 영업이익 1조545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매출 9조4890억원, 영업이익 1조2290억원이 예상된다. 두 기업의 연매출이 두 배 가까이 차이 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LG이노텍은 아이폰 효과를 톡톡히 봤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IT 기기 수요가 둔화한 상황에서 아이폰 고급 모델(프로 시리즈) 수요가 견조했다. LG이노텍은 아이폰 프로, 프로맥스 모델에서 부품 공급 점유율이 높아졌고 평균 공급 단가까지 오르며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 규모가 커졌다. 3분기 기준 LG이노텍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 비중은 79%다. 고부가 기판 사업과 전장부품 사업도 매출이 늘며 실적 증가에 힘을 보탰다.
삼성전기는 IT 부품 사업이 고전하며 전체 매출이 작년 대비 소폭 역성장했다.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컴포넌트 사업부 MLCC는 세트 기업의 재고 조정 여파로 부진했다. 지난해까지 단가가 상승했던 MLCC는 올해 들어 가격하락이 일어나고 경쟁이 심화해 가동률도 낮췄다.
카메라 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재고 조정 여파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 부진 악재가 겹쳐 고전했다. 기판 사업만 꾸준히 수요가 증가해 나홀로 성장했다.
다만 영업이익에서는 두각을 나타냈다. 삼성전기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13%다. LG이노텍 예상치(9%)보다 높다. LG이노텍 매출 대부분이 카메라 모듈에서 나오는데, 영업이익률이 낮은 모듈 조립 사업의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새해 두 기업 실적은 '상저하고' 양상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전자부품 수요가 새해 상반기 최저점을 찍고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신규 육성 중인 전장부품, 고부가 기판 사업 성과가 주목된다. 삼성전기도 전장용 MLCC, 전장 카메라 등 성장시장 중심의 신사업이 힘을 낼지 관심이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