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국·일본의 총 11개 완성차 제조사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짝퉁(모조) 부품' 퇴출을 위해 연합한다. 각사가 모조품 방지를 위한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중국 당국과 협력,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28일 외신에 따르면 유럽 4개사, 일본 4개사, 중국 3개사 등 총 11개 완성차 제조사는 중국에서 모조 부품 방지를 위한 공동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일본은 혼다를 중심으로 토요타, 닛산, 마쓰다가 참여한다. 독일 폭스바겐과 영국 랜드로버도 힘을 보탠다. 중국 현지 기업으로는 지리자동차, 장안자동차 등이 이름을 올렸다.
각사는 그동안 수집한 상표권 침해 관련 정부를 공유한다. 모방품을 단속하는 관계 당국과 '스킨십'도 공동 추진한다. 운전자 안전과 직결되는 브레이크 패드 등 핵심 부품군에서 모방품을 몰아내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중국 안팎에서 온라인으로 자동차 부품을 유통하는 알리바바와도 손을 잡는다.

알리바바는 모조품으로 적발된 업체의 불법 거래액 등을 산출한다. 관계 당국은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장·창고에서 압수한 모방품을 평가, 벌금이나 처벌 수위를 산정하는 형태다. 완성차 기업들은 모방부품 제조·판매업자 소재지로 의심되는 지역의 공안당국을 선별 방문, 관련 정보를 공유할 계획이다.
그동안 완성차 제조사들은 모조품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독자 대책을 운용했다. 하지만 모방 수법이 다양화하고 복잡해지면서 기업 간 협력의 필요성이 커졌다. 닛케이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혼다 미국법인이 해외 온라인 사이트에서 짝퉁 에어백을 적발한 것이 공동 대응의 계기가 됐다. 다른 제조사 모방품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유럽·일본 완성차 기업들이 협력하기 시작했다.
닛케이는 혼다를 인용해 지난 2020년 기준 중국 내 부품 소비자 가운데 약 10%가 모조품인 것을 알고도 구매했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20%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시진핑 지도부가 앞으로 국가 정책으로 내세운 '제조 강국'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식재산권(IP)을 중시하는 소비자 의식 양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