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김학용 IoT전략연구소장 "글로벌 스마트홈 경쟁력, 생활 밀착 서비스 접목이 핵심"

김학용 IoT전략연구소장
김학용 IoT전략연구소장

“우리 기업이 스마트홈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생활 밀착형 서비스 접목은 필수입니다.”

김학용 IoT(사물인터넷)전략연구소 소장은 격변기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발전하려면 생활 이용도가 높은 서비스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결성에 기반한 편의성 이외에 소비자가 돈을 지불할만 한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2014년 설립된 IoT전략연구소는 기업과 기관을 대상으로 IoT 교육과 사업 전략에 대한 자문 등을 제공하고 있다.

김 소장은 “현재 '매터'(Matter) 같은 글로벌 표준이 탄생하면서 스마트홈 시장은 모든 기업이 이른바 '계급장'을 떼고 맞붙는 전쟁터가 됐다”며 “아쉽지만 현재 국내 기업 역량은 구글과 아마존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열세”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구글,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이 주도해 탄생한 홈사물인터넷(IoT) 표준은 시장에 대대적인 변화를 몰고 왔다. 플랫폼 종속성이 해소되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플랫폼을 이용해 다양한 IoT 기기를 연동·제어할 수 있게 됐다.

김 소장은 삼성SDS, LG유플러스, 삼성물산, 아카라코리아 등을 거치며 IoT 산업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부산대와 순천향대에서 IoT 학술활동도 활발히 펼치며 스마트홈에 대한 산·학 전반의 흐름을 빠르게 파악해 왔다. 그는 최근 스마트홈 시장은 어느때 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공급자에서 소비자로 무게 중심이 옮겨 간 점을 핵심으로 손꼽았다.

매터가 빗장을 연 무한경쟁 시대에 삼성전자, LG전자 등 우리 기업도 동참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에 뒤지지 않게 표준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현재는 다양한 제품에 적용까지 하는 상황이다.

김 소장은 구글, 아마존, 애플 등이 무한경쟁 시대에도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것은 '서비스 역량'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연결만 해서는 스마트홈 주도권은 물론 돈을 벌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구글, 아마존, 애플은 연결·제어에 바탕을 둔 스마트홈 서비스 이외에 온라인 유통이나 자체 콘텐츠 플랫폼 등을 접목해 직접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터 1.0 버전 공개(자료:CSA 홈페이지)
매터 1.0 버전 공개(자료:CSA 홈페이지)

삼성전자, LG전자는 구글 등 플랫폼 기업이 갖지 못한 '가전 제조'라는 무기가 있다. 이들은 자사 가전은 물론 타사 가전까지 발빠르게 연동하고 에너지 절감, 고장 진단, 맞춤형 기능 등을 제공하며 차별화를 꾀한다.

김 소장은 삼성전자·LG전자의 가전 제조 역량이 스마트홈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점이 있다고 내다봤다. 가전 연동이나 에너지 절감 등은 편의성을 높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가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에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김 소장은 “현재 삼성전자·LG전자의 스마트홈 서비스는 가전을 똑똑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이지,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가전을 구매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글로벌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생활에 많이 이용하는 리테일 등 다양한 플랫폼과 결합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