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10대 소녀, 전쟁 비판했다 징역 위기..."IS 같은 테러분자"

러시아의 한 10대 소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가 테러리즘 정당화 등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했다고 CNN 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북부 아르한겔스크주 출신의 올레샤 크립초바(19)는 지난해 10월 SNS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려 테러리즘을 정당화하고 러시아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러시아 당국은 크립초바가 인스타그램에 지난해 10월 발생한 크림 대교 폭발과 관련된 게시물을 올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그를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탈레반과 같은 테러리스트 및 극단주의자 명단에 올린 뒤 그에게 테러리즘을 정당화했다는 혐의를 씌웠다.

크립초바는 현재 세베로드빈스크에 위치한 부모 집에 가택 연금됐으며 발목에는 24시간 움직임을 추적하는 전자발찌가 채워진 상태다. SNS 등을 통해 온라인상 타인과 소통하는 행위도 금지됐다.

크립초바의 변호인은 크립초바가 추후 열릴 재판에서 테러리즘 정당화 혐의로는 최대 7년 징역형을, 러시아군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는 최대 3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크립초바는 지난해 5월에도 반전 포스터를 배포했다가 러시아군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벌금형에 처해진 바 있다. 여기에 5달 뒤 같은 혐의로 또 기소되면서 크립초바가 징역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라고 그의 변호인은 설명했다.

CNN은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비정부기구(NGO) 'OVD-인포' 통계를 인용, 지난해 러시아에서는 인터넷상에서 테러리즘을 정당화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례가 총 61건이며 그중 26건이 실형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