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용병들, 군기붕괴...삽으로 지휘관 집단 폭행"

러시아 용병들이 상관을 삽으로 집단 폭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군기문란 행위가 담긴 영상이 우크라이나 세네카 특수부대 소속 드론 부대에 의해 촬영됐다.

영상에는 러시아 민간 용병단 와그너 그룹 소속 군인 4명이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의 한 주택가에서 심각하게 다친 지휘관의 팔과 다리를 붙잡아 창고 건물 뒤로 옮긴 뒤 삽으로 추정되는 물건으로 반복해서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폭행당한 지휘관의 생사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두고 가디언은 "러시아 용병 부대의 사기가 떨어졌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와그너 그룹 용병들이 전장에서 처참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와그너 용병들이 진격에 실패할 경우 처형당할 수 있다는 위협을 받으며, 실제로 집단 살육을 당한 뒤에 시신이 전선에 버려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싱크탱크 국방전략센터에 따르면 러시아 군사령부가 최근 바흐무트 지역에서 전술을 바꾸면서 군인들이 장시간 전투에 투입되는데, 10시간 내내 공격을 이어가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30일 와그너그룹에서 탈주해 노르웨이로 달아난 전직 용병 안드레이 메드베데프(26)는 미국 CNN 방송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러시아 전쟁터의 참상을 전했다.

그는 와그너 상층부가 신병들을 공포로 다스렸다며 "싸우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잡아다가 신병들 눈앞에서 총살했다. 일부는 훈련병들이 파낸 참호 안에 매장됐다"고 말했다.

와그너그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이자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을 가진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설립한 용병기업이다. 와그너는 사면을 미끼로 러시아 감옥에서 중범죄자들을 데려와 우크라이나 격전지에 투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크라이나 의회와 미국은 와그너 그룹을 국제 범죄 조직으로 지정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