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62〉지식재산권 보호, 우리 자산 보호 첫 걸음

최근 국제사회에서 각종 지식재산권의 권리를 철저히 지켜주자는 인식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인공지능(AI) 기술과 실감형 콘텐츠 등 신기술 기반 서비스 개발 및 이용과정에서 저작권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해 다양한 분쟁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국제사회에서는 향후 도래할 새로운 기술 환경 속에서 각종 지식재산권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그런데 이 와중에서 특이한 현상이 최근 목격되고 있다. 지식재산권에 대한 생산자와 이용자의 요구가 서로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각종 정보 기기가 더욱 발달하면서 지식재산권 이용의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영상, 이미지, 문서 등 각종 지식재산권 권리자는 자기 저작물에 대한 권리보호를 더욱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는 저작물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을 주장하게 됐다. 여러 매체가 더욱 발달하면서 각종 정보 수집이 용이해졌고, 이 과정에서 자신이 수집한 정보를 보다 편히 사용하고자 하는 요구인 것이다.

심지어 저작물을 비롯한 각종 지식재산권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사용하려는 기존 분위기마저 최근 불거지고 있는 경기 침체와 함께 조금씩 희석돼 가는 분위기다. 특히 신학기를 앞두고 많은 학생이 최근 보이는 행동들은 향후 우리 사회에 건전한 지식재산권 생태계 형성에 커다란 위협이 되는 분위기이다.

신학기를 앞두고 각종 커뮤니티와 중고물품 직거래 사이트를 통해 각종 교재의 불법 디지털 파일이 유통되고 있다. 물론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친구들끼리 교재 비용이라도 줄이고자 하는 자구적인 노력도 일부 포함돼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전개되고 있는 분위기는 자신이 지난 학기 구매한 교재를 스캔해 이를 각종 커뮤니티와 거래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는 상황이다. 심지어 원하는 교재를 주문하면 스캔해서 제공하겠다는 홍보 문구까지 나돌고 있다.

현재 국제적으로 새로운 유형의 불법 유통경로가 지속 등장하고 있고, 저작권 범죄의 국제화 및 지능화로 효과적인 대응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경찰청 등 국내에 관계기관이 협력체계를 구축해 저작권 보호를 위한 환경 개선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저작권 침해 경고문구 공모전, 공정이용 응원 캠페인 등 국민 참여형 저작권 인식 제고 캠페인을 지속 확대해 왔으며, 저작권 지식 및 이슈 정보 등을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사회관계망 등을 통해 제공해 왔다. 이와 함께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등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강도 높은 법적 조치들에 대한 검토도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향후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앞둔 학생들이 각종 지식재산권에 대한 권리와 인식이 이에 부합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는 자칫 학생들에게 금전적 법적인 책임 소재로 이어질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각종 저작물을 비롯한 지식재산권은 이제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됐다. 창작의 유인이자 자산인 각종 저작물은 콘텐츠 산업을 위시한 문화 경제의 근간이자 선순환의 핵심 요소다.

이제 우리나라도 K-팝, 영화,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의 세계시장 진출이 확대돼 이들 콘텐츠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디스플레이 등 주력 수출품의 수출액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제 저작물을 비롯한 지식재산권의 보호는 우리 자산을 보호하는 첫걸음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