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권의 에듀포인트]〈21〉에듀테크 실증 교사모임 출범 '환영'

신햬권 이티에듀 대표
신햬권 이티에듀 대표

“에듀테크 기반 서비스와 교육 도구는 넘쳐나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에듀테크는 일부에 불과해요. 학교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에듀테크 서비스와 교구가 많다는 증거죠.”

최근 현직 초·중·고등학교 교사 27명이 참여해서 출범한 에듀테크 실증 연구모임 '에듀테크스쿨'을 이끌고 있는 엄태상 전북 전주 송북초 교사의 말이다. 에듀테크의 직접 수요자 가운데 하나인 교사가 학교 현장에 적합한지를 실증하겠다는 말과 노력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에듀테크 산업은 급성장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소프트웨어(SW)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교육현장에 적용하는 에듀테크 기반 서비스와 교구가 다양하게 선보였다. AI를 접목한 초등학생 교육 프로그램은 과열 경쟁을 펼칠 정도로 넘쳐난다. 에듀테크 기업 수도 큰폭으로 증가했다. 에듀테크 기반 교육 스타트업은 물론, 전통적인 교육 대기업까지 에듀테크 기업으로 변신했다.

국내 에듀테크 시장은 2020년 6조5600억원에서 오는 2025년 10조원 규모로의 성장이 전망된다. 5년 동안 두 배 가까운 성장세다. 어떤 산업 분야보다 성장세가 가파르다.

시장을 잡기 위해 교육 대기업과 대규모 투자에 성공한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붓는다.

이처럼 에듀테크 산업은 급속도 성장이 예상되는데 학교 현장은 어떠할까. 학생들은 지금 에듀테크 기반 교육을 얼마나 받고 있을까.

굳이 말 안해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에듀테크 전문가는 산업과 교육 현장이 '따로 논다'고 많이 얘기한다. 그만큼 에듀테크 산업계에서 고안한 서비스와 교구가 학교 현장에서는 상당수 외면받고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과거에는 학교 현장 인프라가 에듀테크 기반 교육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제는 인프라 부문은 크게 개선돼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에듀테크 산업계에서 개발된 많은 서비스와 교구가 학교현장에서 활용되는데 한계가 있다고 한다.

비효율적 부분도 학교현장 적용에 어려웠던 원인으로 지목된다.

에듀테크 기반 서비스와 교구가 학교 현장에서 활용이 확대되려면 정책 지원과 함께 교사와의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사용자 요구에 맞는 서비스와 제품은 기본이다.

에듀테크 기반 서비스와 교구를 학교 현장에 적용하도록 정책으로 아무리 개선해도 교사가 외면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에듀테크 서비스와 교구를 일선 교사에게 적극 활용하게 하려면 학교 현장에 맞아야 한다.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학생들의 수업 질을 떨어뜨리거나 수업 절차를 복잡하게 한다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에듀테크스쿨 출범은 시의적절하다. 교사 스스로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에듀테크 서비스와 교구를 실증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에듀테크 산업 생태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확신한다.

처음 출범 소식을 들었을 때, 작은 우려도 있었지만 이 우려마저도 깔끔하게 사라졌다.

혹시라도 교사들의 순수한 마음과 열정으로 출범한 에듀테크스쿨이 외부 영향으로 수업 등 본연의 업무 진행에 지장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최우선은 학생 수업이라고 에듀테크스쿨 내부 규정으로 명시했다고 한다. 그 어떤 수익사업에도 직접 관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하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다짐이다.

여기에 전자신문 교육섹션 에듀플러스와의 협업도 추진된다. 에듀테크스쿨이 진행한 다양한 에듀테크 서비스와 교구의 실증 결과는 외부 영향 없이 에듀플러스를 통해 공개된다. 에듀플러스는 에듀테크스쿨이 더욱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 다양하게 시도되는 에듀테크 적용 사례도 에듀플러스를 통해 소개될 예정이라고 하니 반갑고도 기대된다. 에듀플러스가 에듀테크스쿨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기를 바란다. 에듀테크스쿨과 에듀플러스의 노력에 힘입어 에듀테크 산업이 학교 현장에서 교육 질을 높이고 지속 성장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신혜권 이티에듀 대표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