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제작된 웹툰이 일본 대형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의 러브콜을 연이어 받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제작이 확정된 네이버웹툰 원작은 5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원작은 2개로 집계됐다. 글로벌 팬덤과 유통망을 갖춘 일본 유력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국내 웹툰 작품을 주목하면서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지식재산(IP) 사업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웹툰 자회사 스튜디오N이 일본 제작사 '토에이 애니메이션'과 웹툰 '고수' 애니메이션 제작에 협력하기로 하면서 네이버웹툰 원작 일본 제작 애니메이션은 5편으로 늘었다. 토에이 애니메이션은 소니뮤직 그룹 계열사로 '귀멸의 칼날'을 프로듀싱했다. 지난달에는 일본 제작사 '애니플렉스'가 라인망가 오리지널 '선배는 남자아이' 애니메이션 제작을 확정했다. 애니플렉스는 최근 한국에서 인기를 끈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만든 회사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웹툰 원작 애니메이션을 통해 일본에서 네이버웹툰이 시장 저변을 확대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일본에서 지상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제작사 등 다양한 업계에서 웹툰 IP에 대한 문의가 증가 추세”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외과의사 엘리제'도 일본에서 12부작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너의 이름은' '신세기 에반게리온' 등으로 유명한 일본 제작사 '카도카와'와 협업한다. 일본 'A-1 픽쳐스'가 제작하는 '나 혼자만 레벨업'도 연내 공개된다.
출판 만화의 애니메이션 시장이 발전한 덕분에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대부분 오랜시간 노하우를 쌓아오며 뛰어난 애니메이션 제작 역량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짱구' '코난' '드래곤볼'과 같은 자국 출판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체계와 시스템을 보유했다.
일본 만화 원작 애니메이션이 시너지를 내며 글로벌 IP로 성장한 것처럼, 웹툰도 애니메이션화에 최적화된 원천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출판 만화 종주국 일본 제작사에서 자국 만화가 아닌 한국 웹툰에 주목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 웹툰 위상이 세계적으로 올라갔다는 점을 보여주는 한편 모바일 세대를 이끄는 새로운 콘텐츠로의 웹툰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방증으로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3720억달러(약 491조원)로 전년 대비 약 5% 증가했다. OTT 사용자의 증가, 애니메이션 기술 발전 플랫폼 간 경쟁으로 인한 고품질 콘텐츠의 생산 등의 이유로 10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2030년에는 5870억달러(약 774조원)의 시장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혜미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