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칼럼]토큰증권과 메인넷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

금융위원회 토큰증권공모(STO)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증권 발행과 유통은 기본적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 및 분산원장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STO 업무 전체를 블록체인으로 처리하는 강제 조항은 아니지만 가능한 발행만큼은 보안성이 확보된 블록체인 원리를 활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분산원장 기술이나 메인넷 구성에 관한 상세한 기술적 가이드라인이 없다. 분산원장과 메인넷은 토큰증권 시스템의 기술적 근간인만큼, 실질적 생태계 구축에 앞서 사전적으로 면밀한 기술 분석과 제도적 준비가 필요하다. 분산원장을 공유하는 노드 구성과 합의 방안, 권한 배분, 계좌발행 기관간 네트워크 호환성이나 유통 시스템과의 원활한 거래 방안 등에 대한 상세한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

분산원장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메인넷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메인넷은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이며,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이고 안전한 메인넷이 필요하다. 메인넷은 블록체인 기술의 분산화와 보안성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며 메인넷에 참여하는 노드들은 분산화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블록체인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유지해야한다.

메인넷 출시는 사용자가 실제 자산을 거래하기 시작하며, 프로젝트 성공이 결정되는 중요한 순간이며 이상 사태 발생 시 파급효과가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메인넷은 개발에 소요되는 전문 기술과 인력에 대한 경비 지출이 막대하다. 이로 인해 중소형 프로젝트의 경우, 자체적으로 메인넷을 개발하기보다 기존 메인넷에 참여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대표적인 블록체인 메인넷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및 리플 등이 있다.

토큰증권 메인넷은 예탁결제원, 증권거래소 등 정부에서 지정한 관리감독기관의 네트워크가 있으며 증권사 같은 기존 계좌발행기관, 요건을 갖춘 대형 신규 증권 발행기관 및 유통기관의 네트워크 등이 추가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토큰증권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면 증권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블록체인 메인넷이 출시될 것이며 이들간 호환성이 중요한 이슈로 부상할 것이다. 발행 플랫폼, 유통 플랫폼, 전자등록기관간 메인넷 연동이 원활하지 않다면, 토큰증권 네트워크가 실질적으로 운영되는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메인넷의 호환성이란,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상호작용하기 위해 블록체인 프로토콜이 호환되는 것을 의미하며 블록체인간 토큰 및 자산을 이동하거나 스마트 계약을 실행하는 등의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블록체인 메인넷 호환성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새로운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생태계는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조성되고 있으며, 분야별 서로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있다. 기존 메인넷 변경이나 확장 또는 플랫폼 신규개발 시 가장 확장성이 높은 프로토콜에 맞출 수 있는 환경을 기반으로 개발한다면, 향후 프로토콜에서 변동이 있더라도 쉽게 다른 곳으로 적용하거나 확장할 수 있다. 또한 정부당국이 권장하는 컨소시엄 체인 및 발행사의 다양한 블록체인 환경을 탄력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메인넷 호환성은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다. 서로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간 상호운용성을 보장하고, 블록체인 기술의 진보와 생태계를 성장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블록체인 프로토콜을 설계할 때, 이를 고려해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와의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도록 구현하며 다양한 프로토콜 및 표준이 개발된다. 참고로 현재 가장 호환성이 높은 메인넷은 이더리움이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ERC-20 토큰 표준을 따르는 토큰을 사용함으로써 다른 이더리움 기반 토큰과 호환성을 보장한다. 이더리움과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 간의 상호운용성을 위해 Polkadot, Cosmos 등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개발되었다. 호환성은 블록체인 생태계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토큰증권 도입같은 대형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는 블록체인 메인넷 호환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한 기술 및 표준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개선해 나가야한다.

해외 메인넷과의 호환성도 중요하다. 현행 전자증권 제도 아래 한국에서 미국의나스닥 상장 주식을 살 수 있듯, 추후 미국, 일본 등에서 발행된 토큰증권을 거래할 수 있어야 한다. 해외 블록체인 시스템과의 호환이 불가하다면 해외 토큰증권 시장과의 연계가 어렵다.

대한민국 토큰증권 시장의 갈라파고스화를 막기 위한 방안수립이 필요하다. 해외 메인넷에 대한 심도높은 분석이 시급하며 미국, 싱가포르 등 글로벌 STO 시행 국가들이 어떤 메인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호환성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토큰증권 메인넷 개발 및 호환성에 관한 세부지침 마련을 위해 산학연관 및 정부간 폭넓은 의견 수렴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