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찍질도 하게 해달라”…‘노예 매매 게임’ 등장에 브라질 발칵

브라질에서 논란이 된 게임 ‘노예 시뮬레이터’ 인게임 화면. 현재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됐다. 사진=트위터 갈무리
브라질에서 논란이 된 게임 ‘노예 시뮬레이터’ 인게임 화면. 현재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됐다. 사진=트위터 갈무리

브라질에서 플레이어가 주인이 되어 가상의 흑인 노예를 거래하고 고문까지 할 수 있는 게임이 등장해 논란이 됐다. 문제의 애플리케이션(앱)은 현재 스토어에서 삭제된 상태다.

25일(현지시간) CNN 브라질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모바일 기기에 앱을 다운로드하는 브라질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노예제도 시뮬레이터’라는 제목의 게임이 출시됐다.

사용자가 ‘폭군’ 또는 ‘해방자’ 중 원하는 ‘주인 성향’을 선택한 뒤 가상의 노예를 소유한 채 노동을 시키거나 교환 또는 거래하는 게임이다. 흑인으로 구현된 노예 캐릭터가 목과 손목, 발목에 쇠사슬을 두른채 사용자의 ‘명령’을 기다리도록 설정돼 있다.

최근까지 미성년자를 포함해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었던 이 앱은 사용자 사이에서 큰 논란이 됐다. ‘오락’을 목적으로 ‘어떤 형태로든 노예제에 대해 반대하고 비난한다’는 설명과 달리 인종차별을 부추기며 노예제를 즐기도록 설정됐기 때문이다.

게임 리뷰 중에는 별 5개와 함께 “고문 옵션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노예를 채찍질할 수 있는 옵션이 필요하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데니스 페소아 의원은 “우리나라는 흑인들의 피로 세워졌다. 사람들은 살해당했고, 고문당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국회의원 올랜도 실바도 “게임을 공식적으로 고발했다. 이는 오락적 인종차별이다, 그들은 형사적으로 답변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브라질은 과거 미주 대륙에서 미국과 더불어 강력한 노예제를 시행하던 나라다. 특히 1500년대 중반부터 1800년대 후반까지 400만 명의 아프리카 주민이 브라질로 넘어와 설탕과 커피 농장 등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같은 노예제는 미국보다 20여년 늦은 1888년에서야 폐지됐다.

논란이 일자 구글 측은 “인종이나 민족을 기반으로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거나 증오심을 조장하는 앱은 허용되지 않는다. 정책 위반 사안이 확인되면 적절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발표한 뒤 해당 게임을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