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가격 하락과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 폭이 둔화되면서 소비자물가지수가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여전히 3% 후반에서 4%대를 기록하고 있어 물가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오르며 1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5월 물가는 2021년 10월(3.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 5.2%에서 2월 4.8%, 3월 4.2%, 4월 3.7% 등 둔화하고 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소비자물가 총지수 상승률이 5%대에서 3%대로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물가 둔화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5월 소비자물가 둔화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가공식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폭이 둔화된 데 크게 기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석유류는 전년 대비 18.0% 내려 2020년 5월(-18.7%) 이후 3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경유는 24.0%, 휘발유는 16.5%, LPG는 13.1% 각각 내렸다. 전체 물가상승률에서 석유류의 기여도는 -0.99%포인트로 나타났다. 외식물가는 6.9% 오르며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지만 전월(7.6%)보다는 상승 폭이 둔화됐다.
문제는 근원물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전년 대비 3.9% 올랐고 우리나라가 활용하는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4.3% 올랐다.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률이 올해 중반까지 둔화 흐름을 보이다가 이후 다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예상대로 기저효과 영향으로 뚜렷한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면서도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 수준에서 소폭 낮아지며 더딘 둔화 흐름을 지속했다.
김 부총재보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더딘 이유로 상품가격이 섬유제품을 중심으로 오름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기재부는 “향후 물가 안정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지만 국제 에너지 가격, 기상 여건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물가 안정기조 안착을 위해 대응을 지속하겠다”며 “6월부터 돼지고기, 고등어 등 8개 농축수산물 관세 인하 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품목별 가격과 수급 동향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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