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자원공사 해외투자 난관…'원금 회수' 적신호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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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의 해외투자 사업이 금리 상승과 발전판매단가 하락으로 손실을 보면서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하락하는 등 난관을 겪고 있다.

3일 공공기관 경영공시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수자원공사의 조지아 자회사와 필리핀 출자회사의 장부가액은 '0원'으로 평가됐다.

수자원공사가 투자한 JSC 넨스크라하이드로(Nenskra Hydro)의 투자금액 2268억5000만원은 손상차손으로 처리됐다. 손상차손은 기업이 가진 유무형자산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크게 미달하는 경우 그 차액을 금융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장부가액이 0원이 됐다는 것은 회수가능성이 그만큼 낮다는 의미다.

JSC 넨스크라하이드로는 조지아 정부가 에너지 자립도 향상과 계절별 전력수급 안정화 등을 위해 발주한 수력발전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10억5400만달러이며, 수자원공사가 투자한 금액은 1억9700만달러(약 2110억원)다. 사업의 전체 재원 조달은 자본금 30%, 차입금 70%이며 수자원공사는 자본금의 88%를 투자하는 구조다.

그러나 조지아 수력발전사업은 사업계약 변경,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중도해지, 조지아 정부의 요금 인하 요구,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사업이 지연됐다.

당초 넨스크라 사업은 2015년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올해 연말로 밀렸으며, 이에 따른 준공 기한도 2021년에서 2029년으로 미뤄졌다. 또 미국채 이자율이 2021년 1.94%에서 2022년 말에는 3.97%로 급격히 상승하면서 회수 가능액이 하락했다.

국회예산정책처 측은 “수자원공사는 최초 협약 대비 2022년 말 기준 발전단가 고정, 미국채 이자율의 급격한 상승 등에 따라 장부가액 2268억5000만원 전체를 손상차손 인식했다”며 “향후 손실 규모가 확대되지 않도록 해외지분투자사업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해외 투자처인 필리핀 앙갓 출자회사도 발전판매단가 하락과 이자율 등에 따라 627억원의 손실을 인식했으며 장부가액도 0원으로 평가받았다. 앙갓 수력발전소는 2014년 상업발전을 개시했으며 2015~2022년까지 연평균 발전 매출액을 606억원으로 계획했으나 전력거래시장 단가 하락으로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넨스크로 사업은 조지아 정부와 사업 재개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사업이 진행되면 손상차손으로 인식한 투자액을 다시 환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앙갓 수력발전소와 관련해서는 “발전판매단가가 상승 추세인 만큼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