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이상민, 결국 민주당 탈당… “고쳐쓰기 불가능”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왼쪽 두번째)이 21일 오후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국민의힘 혁신위 강연자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왼쪽 두번째)이 21일 오후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국민의힘 혁신위 강연자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각을 세우던 이상민 의원이 결국 탈당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손을 잡거나 여당행이 유력한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는 예상했던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 의원은 3일 입장문을 내고 “오늘 민주당과 결별하고자 한다”며 “이제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전락한 지금의 더민주당에 대한 저의 희망과 꿈을 접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 이재명 대표와 친명(친 이재명)계를 향해 날 선 반응을 보여왔다. 이후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비명(비 이재명) 혁신계 주축으로 설립된 '원칙과 상식'에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결별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이 의원은 탈당 원인으로 이 대표와 극성 지지자를 언급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은 이 대표 체제 이후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됐다. 반상식적이고 파렴치한 행태가 면연(綿延)하다”라며 “내로남불과 위선, 후안무치, 집단 폭력적 언동, 혐오·차별, 무능·무기력 등 온갖 흠이 쌓여 고쳐쓰기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상식의 정치를 복원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실천적 가치로 실현하며 교육·과학기술 등 미래 분야에 대한 획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와 민생에 집중하는 스마트한 정치를 펼치겠다”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탈당 이후에 대한 거취는 밝히지 않았다. 국민의힘 입당이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하는 창당 세력 등에 합류하는 것 등이 이 의원의 선택지로 꼽힌다. 이 의원은 “앞으로의 구체적 행로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상황을 지켜보며 숙고한 후 추후 말씀드리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의원이 지난 2008년 제18대 총선 과정에서 공천에 불복해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경력이 있는 데다 19대 총선을 앞두고는 다시 민주통합당에 복당한 경력이 있다. 아울러 이 의원의 지역구인 대전유성을은 현재 허태정 전 대전시장과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등 민주당 내 인사들이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반면에 국민의힘에서는 출마에 대한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에서 이 의원의 결단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인 이유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의 탈당에 대해 “진작 (당을) 나가셨어야 하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