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핫테크] 의료기기 삽입 없이 심장 이상 측정

아코라이가 개발한 심장 다중 감지 시스템. (사진=아코라이)
아코라이가 개발한 심장 다중 감지 시스템. (사진=아코라이)

검사 장치를 체내 조직 안으로 투입하는 침습적 시술 없이 심장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의료기기가 개발됐다. 심장 기능에 문제가 발생해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는 질환인 심부전을 간편한 방식으로 검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스웨덴 의료기기 스타트업인 아코라이는 심장 진동이나 소리, 혈류, 전기적 활동을 판독해 심장 이상 유무를 파악할 수 있는 다중 감지 시스템을 개발했다. 음향·시각·심전도(ECG) 센서 등을 부착한 스마트폰 크기 장치를 환자 가슴 위에 올려두고 심장 신호를 다각적으로 살핀다.

데이터는 아코라이가 독자 개발한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된다. 회사는 다중 감지 시스템의 특허를 보유 중이다.

심부전을 진단하기 위한 검사 방법에는 심전도·혈액 검사, 흉부 엑스레이(X-ray) 촬영, 튜브 형태 의료기기인 카테터 삽입 등이 있다. 아코라이는 전 세계적으로 약 6000만명의 초기 심부전 환자 중 10%가 침습 시술을 받는 것으로 추산했다. 다중 감지 시스템은 시술 절차 없이 심부전을 검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아코라이는 스웨덴에서 이 장비를 활용해 300명 이상의 환자에게 1000건 이상의 시범 연구를 실시한 결과 80% 초반의 정확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향후 6개국 14개 병원에서 15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특정 국가와 인종 등 일부 집단 데이터만 취합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 장비를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게 목표다.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쯤 승인 절차가 마무리되면 연구용을 넘어 임상시험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미국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고, 현지 병원 납품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필립 피터스 아코라이 최고경영자(CEO)는 “450만달러(약 60억원)를 모금한 데 이어 스웨덴과 유럽연합(EU) 전역에서 상당한 후속 투자를 받았다”며 “미국에서 제품 상업화를 하기 위해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