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게임사 성적표 받아보니...크래프톤, 1조대 영업이익

넥슨, 연간 매출 4조원대 유력
크래프톤, 배그 꾸준한 흥행
엔씨, 호연 등 신작 아쉬운 성적
넷마블, 2000억원대 흑자전환

국내 주요 게임사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급격한 시장 환경 변화 속에 업체간 희비가 엇갈렸다. 과거 '3N2K'로 불리며 게임 시장을 주도하던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5개 게임사 구도에도 균열이 생겼다.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는 넥슨과 크래프톤이 2강 체제를 그려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체질을 개선 중인 엔씨소프트는 상장 첫 해 영업익 1482억원을 올린 시프트업에 시가총액 기준 턱밑 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이슈플러스]게임사 성적표 받아보니...크래프톤, 1조대 영업이익

◇반등 꾀하는 엔씨... 넥슨·크래프톤 'NK' 체제 굳히기

엔씨소프트는 2024년 기대치를 밑도는 신작 성과에 구조조정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겹치며 대규모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매출 1조5781억원, 영업손실 1092억원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주력 장르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이 라이크류 범람에 따른 치열한 경쟁과 확률형 아이템 규제 영향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은 가운데 '호연' '배틀크러쉬' '저니 오브 모나크' 등 신작 또한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다만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공격적인 경영 효율화를 추진했다. 이에 따라 올해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하반기 자체 개발작 '아이온2'를 비롯 국내 게임 개발사 빅게임스튜디오와 미스틸게임즈, 스웨덴 문로버 게임즈, 폴란드 버추얼 알케미 등이 개발 중인 신작도 새롭게 뛰어든 퍼블리싱 사업 라인업으로 출시를 준비 중이다.

크래프톤은 대표 지식재산(IP)인 '배틀그라운드'의 꾸준한 흥행에 힘입어 2조원대 매출 벽을 훌쩍 넘어섰다. 연간 매출 2조7098억원, 영업이익 또한 1조1825억원으로 외형 성장에 수익성 향상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올해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 '서브노티카2'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규 IP를 잇달아 선보이며 배틀그라운드 단일 IP 리스크 탈피에 나선다. 최근 타이틀을 확정한 탑다운 전술 슈팅 'PUBG: 블라인드스팟'도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아울러 중장기 목표로 '빅 프랜차이즈 IP' 확보를 위해 자체제작 투자를 대폭 늘리고 퍼블리싱 IP 양적·질적 확대를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13일 실적발표를 앞둔 넥슨은 연간 매출 4조원대 돌파가 유력하다. 주력 IP인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 'FC'(구 피파 온라인·모바일) 매출이 전년 대비 크게 늘고 신규 IP '퍼스트 디센던트' 또한 북미·유럽에서 주목받으며 서구권 지역 성과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 상륙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현지에서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넥슨은 기존 IP를 바탕으로 플랫폼·장르 다각화에 주력한다. 내달 자회사 네오플에서 개발한 '퍼스트 버서커: 카잔', 데브캣 '마비노기 모바일'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차세대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프로젝트 오버킬'과 '던전앤파이터: 아라드' 도 던파 IP를 기반으로 준비 중이다.

엔씨소프트 '저니 오브 모나크'
엔씨소프트 '저니 오브 모나크'

◇적자고리 끊은 넷마블... 카겜은 '콘솔' 확장

넥슨과 같은날 실적을 발표하는 넷마블은 연간 매출 2조6000억원에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실적 반등을 견인했다. 올해도 SF 배경 MMORPG 'RF온라인 넥스트', 수집형 RPG '킹 오브 파이터 AFK', 턴제 RPG '세븐나이츠 리버스', 오픈월드 액션 RPG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신작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반기 역시 MMORPG '더 레드: 피의 계승자', 수집형 RPG '데미스 리본', 오픈월드 RPG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액션 RPG '몬길: 스타다이브' 등이 대기열에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게임즈는 2024년 총 매출 약 7388억원, 영업이익은 약 6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약 14%, 92% 감소하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주력 라이브 게임 서비스 선전에도 신작 부재와 기타 부문 역성장이 실적에 반영됐다. '선택과 집중' 기조에 따라 지난해부터 비수익 사업 검토 및 경영 효율화, PC온라인 및 콘솔 플랫폼 대작 준비 등을 기업 '체질개선'에 주력한데 따른 영향이다.

올해는 PC온라인,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을 고려한 다채로운 장르 게임을 국내외에 선보이며 포트폴리오 다변화, IP 발굴 및 강화를 도모한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내부적으로 외부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다”며 “글로벌 이용자들을 타깃으로 한 PC온라인, 콘솔 등 멀티플랫폼 기반의 대작들을 올해 하나씩 공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PUBG: 배틀그라운드
PUBG: 배틀그라운드

◇펄어비스 '붉은 사막' 흥행 자신... 데브 '쿠키런' IP 강화

펄어비스는 2024년 연간 매출 3424억원, 영업손실 1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7% 늘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폭을 줄였다. '검은사막' 아침의 나라 콘텐츠의 마지막 서울편을 선보이며 동서양을 아우르는 판타지 세계를 완성하고 중국 시장에도 진출하며 4분기에는 흑자 전환했다.

기대작 '붉은사막'은 올해 4분기 출시를 예고했다. 자체 엔진을 기반으로 한 4년 간의 개발로 자유도 높은 액션과 역동적인 전투 시스템, 완성도 높은 오픈월드를 구현해 해외에서도 주목받은 작품이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붉은사막이 AAA급 게임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개발 마지막 단계인 QA(품질보증)를 진행하는 가운데 출시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연간매출을 전년대비 46.6% 끌어올린 2362억원, 영입이익 27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4주년을 맞이한 '쿠키런: 킹덤'과 지난해 6월 선보인 신작 '쿠키런: 모험의 탑'이 실적 향상을 이끌었다. 특히 쿠키런: 킹덤은 작년도 신규 유저 수가 2023년과 비교해 27% 증가했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누적 유저 수는 720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데브시스터즈는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 매출 규모 확대를 도모한다. 쿠키런: 모험의 탑은 해외 퍼블리셔와 함께 현지 테스트를 진행하고,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 '쿠키런: 브레이버스'는 미국 진출을 추진 중이다. 액션 게임 '쿠키런: 오븐스매시'는 2분기 글로벌 테스트를 거쳐 연내 출시 목표다.

[이슈플러스]게임사 성적표 받아보니...크래프톤, 1조대 영업이익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