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위해 팔을 걷었다. 당내에 '글로벌 AI 진흥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미래 산업 전략을 직접 총괄한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12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에 “AI 관련해 비상설 특위를 설치하기로 했다. '글로벌 AI 진흥특별위원회'를 만들기로 했고 위원장은 이 대표가 맡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AI 특위를 이르면 이번 주 내로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AI 분야에 대한 국제 경쟁이 심해지는 점을 고려해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표가 위원장을 직접 맡기로 한 것은 AI 분야에 대한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당대표 연임에 도전하면서 AI 등 과학기술 진흥을 핵심 가치로 꺼냈던 이 대표는 전당대회 승리 이후 이언주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한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미래위원회)를 설치했다. 이에 따라 미래위원회는 그동안 AI를 포함한 미래 먹거리 육성 정책을 고민해왔다.
그러나 중국의 딥시크(DeepSeek) 사태 이후 AI 분야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졌음을 직접 확인하면서 별도의 위원회 설치를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열린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도 이 대표는 AI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을 제안했다. 이 대표가 연임 성공 이후 AI 관련 정책을 직접적으로 꺼낸 것은 이번 국회 연설이 사실상 처음이다. 구체적으로 △10만장 이상의 AI 반도체 GPU를 보유한 국가 AI 데이터센터 구축 △AI 부트캠프(전문인력 집중양성기관)를 통한 AI 기술 인력 10만명 양성 등이다.
다만 국회 연설 이후 야당 일각에서 AI 정책에 대한 제대로 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구글 출신인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SNS를 통해 △민관 협력 △국가 차원의 전문가 확보 △프랑스 미스트랄 모델과 비슷한 정부투자형 회사 등을 제안하며 “AI는 시작부터 글로벌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 의원의 좋은 지적에 감사드린다. IT전문가로서 AI시대를 준비할 생산적 논의에 물꼬를 틔웠다”면서 “AI시대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고 아직 가보지 않은 길 앞에서 정답은 없다. 우리 앞에 펼쳐질 변화는 워낙 크고 또 막중한 것이기에 모두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AI 특위 명칭에 '글로벌'이 붙은 만큼 현장과 전문가의 목소리를 반영해 '한국형 인공지능' 등의 형태가 아니라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둔 정책을 만들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최고위를 마친 뒤 “제일 중요한 것은 정부가 사실 (AI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 연구 기반이 너무 부족하고 하다못해 GPU라도 구매해야 한다. GPU가 없어서 해외로 연구하러 나간다고 한다”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에 AI 분야 지원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도 본지에 “이 대표의 신성장론 핵심은 AI 산업 진흥이다. 교섭단체대표 연설의 메인 테마 역시 AI였다”면서 “국회 연설을 통해 AI 산업 진흥을 주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