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이 집중된 수도권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지만 지역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으로 많은 기업이 생산성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공지능(AI)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AI로 인해 사라질 일자리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제는 어떻게 AI를 활용해 부족한 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AI와 한국경제' 보고서를 보면 새로운 지표가 눈에 띈다. 직무가 AI에 의해 대체 가능한 정도를 '노출도'로, AI로 인한 위험으로부터 보호받는 정도를 '보완도'로 구분해 직업군을 분석했다.
노출도는 AI 도입 영향에 관한 초기 연구에서 대체 위험이 높은 직군을 파악하기 위한 대표적인 지표였다. 하지만 일부 직군은 노출도가 높더라도 대체 위험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보완도라는 새로운 지표를 도입해 바로잡았다.
그 결과 전체 근로자의 24%는 AI로 생산성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높은 노출도, 높은 보완도' 그룹에 속했다. AI에 의해 대체되거나 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높은 노출도, 낮은 보완도' 그룹은 27%로 집계됐다.
단순 직무라고 여겨졌으나 여전히 인간의 판단이나 개입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직군에서는 오히려 AI가 생산성을 높일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 청년, 고숙련 및 고소득 집단에는 AI가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최근 만난 한 1인기업 대표는 AI에 대해 “2명까진 좀 과장인 것 같고, 1.5인분은 충분히 해주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AI는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대세다. 그 결과가 어느 쪽으로 향할지는 기업·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분명 기회는 준비된 이에게만 찾아올 것이다.

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