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권 잠룡으로 평가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른바 '명태균 리스크' 방어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검찰이 오 시장의 지인이자 후원자로 알려진 한 사업가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선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도 명씨 관련 녹음을 공개했다. 오 시장 측은 해당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검찰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26일 오전 사업가 김한정씨의 서울 동작구 및 제주도 자택, 서울 여의도 소재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김씨는 지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시점을 전후로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측에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을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후 미래한국연구소는 오 시장과 관련해 외부에 공개할 수 없는 비공표 여론조사를 13차례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민주당은 이날 명씨가 오 시장이 자신에게 '평생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을 공개했다. 해당 녹음에 따르면 명씨는 자신이 서울시장 당선에 큰 역할을 했음에도 먼지떨이당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울면서 전화 오고 별짓 다 했다”면서 “그 여러 과정을 조은희가 다 봤다”고 언급했다.
오 시장은 해당 의혹이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앞서 명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오 시장은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명 씨와는 보궐선거가 있었던 2021년 1월 말쯤, 당신과 거래하지 않겠다며 끊어냈다. 명씨가 날 만났다고 하는 대부분의 날짜는 1월 20일부터 30일 사이에 분포하는데 끊어내기 전에 만난 것이라는 걸 여러 번 반복해서 말해도 의미가 없다”고 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요즘 굉장히 명태균에게 의존한다. 민주당의 아버지가 이재명인 줄 알았더니 명태균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 측도 사업가 김씨에 대한 압수수색 소식에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사건 수사에 속도가 붙고 하루빨리 결론이 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종현 서울시 민생소통특보는 입장문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오세훈 후보는 당시 명태균의 사기 조작 미공표 여론조사를 통해 수혜를 입은 사실이 전혀 없으므로 '오세훈 여론조사 대납 의혹'도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김씨 역시 오 시장을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한다는 명씨의 말에 개인적으로 비용을 댄 것뿐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