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이 현실화되었다. 혼란스러운 정국이지만, 이 위기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반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단순히 새로운 리더를 선출하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동력인 인공지능(AI)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갈 비전과 전략을 마련하고, 검증하는 장이 대선 과정에서 마련되어야 한다. 세계 5위권 밖으로 뒤처진 AI 역량을 회복하고, 공공부문과 경제 등 모든 영역에 AI를 고도화하는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 AI에서 뒤처지면 산업경쟁력 약화로 후진국으로 낙오될 수밖에 없다.
한반도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대만 등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지정학적 요충지다. 이러한 환경에서 국방·안보 분야의 AI 기술은 생존과 직결된다.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실시한 AI 조종사와 인간 조종사의 가상 공중전 결과는 충격적이다. AI는 AlphaDogfight Trials에서 인간 조종사를 상대로 5전 전승을 거뒀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을 경험하긴 했지만, 전투기 공중전은 바둑과 달리 우리의 생존의 문제다. 인접국인 중국의 AI가 고도화되어가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생존을 위해서 AI 국방기술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강릉 옥계항에서 역대 최대인 2톤의 코카인을 압수했다. FBI의 정보제공이지만, 그 이면에는 미국 국토안보부(DHS)의 ATLAS AI가 있다. ATLAS AI는 화물의 원산지, 이동경로, 포장방식, 업체 신뢰도 등 다양한 요소를 분석해 위험도를 평가한다. 고위험 화물에는 철저한 검사를하고, 필요하면 정보 공유를 통해 대응한다. 미국 정부가 국토안보에 AI를 활용해 국경 관리와 안보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을 포함하여, 다양한 행정영역에 AI를 도입하는 중이다.
세계 각국은 이미 공공부문에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영국과 싱가포르 국세청은 AI 기반 탈세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브라질 감사원은 공공지출 감시 시스템을 통해 재정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중국 항저우와 싱가포르는 도시 교통관리를 포함한 전면적인 도시관리에 AI를 통해 체계적인 도시 운영을 하고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AI를 활용해 의료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고 있다. AI 기반의 영상 판독, 질병 예측 등을 통해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NHS AI Lab'이 우리 건강보험에도 도입되어야 한다.
시민 서비스 측면에서도 AI의 활용은 필수적이다. 싱가포르의 'Ask Jamie'와 이를 개선한 'GovAsst'는 최신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시민들의 다양한 문의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며, 웹사이트뿐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해 시민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우리나라도 모든 정부기관과 공공기관 홈페이지에 이러한 문의 챗봇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AI 행정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정부 운영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전자정부에서 지능형 정부로의 진화는 공공부문 혁신의 핵심이다. 특히 LLM을 활용한 행정 지능화는 정부의 의사결정과 서비스 제공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조기대선을 앞둔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AI 전략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차기 정부는 국방, 세관, 조세, 도시관리, 시민 서비스 등 모든 영역에서 AI를 적극 활용하는 지능형 정부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국가 경쟁력과 안보의 필수 요소다. 이번 대선에서는 AI 전략이 핵심 의제로 부상해야 하며, 차기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AI 강국으로 이끌 비전과 실행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선택하는 AI 전략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김경진 전 국회의원 2016kimkj@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