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의민족(배민)의 포장 수수료에 대한 논쟁이 가속화되며 서비스 안착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배민은 할인행사를 비롯한 마케팅과 앱 고도화에 투자를 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지만, 점주들은 프로모션이 없어도 네이버 등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가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배민이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수단으로 앞세워 추진한 포장 서비스가 점주 반발을 넘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15일부터 30일까지 '배민 픽업' 서비스를 위한 브랜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신전떡볶이, 메가MGC커피, 자담치킨, 페리카나, 땅땅치킨 등을 대상으로 포장 주문 시 할인을 제공한다. 오는 30일까지 픽업 주문 횟수에 따라 추가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이번 할인 행사는 배민 픽업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배민은 지난 14일부터 포장 주문에 대해 중개 수수료 6.8%를 부과하며 배민 픽업 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대형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한 할인 쿠폰 등은 앞으로도 지속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같은 날 포장 주문을 통한 식당의 추가 수익 창출 사례를 홈페이지에 공지하면서 포장 서비스의 효용성을 강조했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픽업 서비스에 가입한 서울의 한 치킨가게의 경우 가입 전 이익률(매출 대비 수익)은 79.0%였으나 가입 후 85.6%로 개선됐다. 평균 주문 수는 169%, 수익은 224% 증가했다. 우아한형제들은 픽업 주문이 배달 서비스에 비해 소비자 접근성이 높고, 배달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점주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점주들은 배민이 포장 서비스까지 중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2위 플랫폼인 쿠팡이츠는 포장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도 등에서 중개 수수료 무료 등을 제공하는 네이버 등 플랫폼으로 이동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포장 주문에 대한 수수료 부과로 음식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반면 우아한형제들은 중개 수수료 부과에 대해 소비자 대상 마케팅·프로모션 재투자와 앱 리뉴얼, 기능 고도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장 중개 수수료를 무료로 유지할 경우, 포장 서비스에 대한 재투자는 어렵게 된다. 배민은 앱 전면의 탭에 '픽업'을 배치해 전체 배달 주문의 5% 수준인 포장 주문 확대를 꾀하고 있다. 반면 쿠팡이츠는 앱 전면에 포장 서비스를 배치하지 않는다.
해외 배달 플랫폼도 포장 주문에 중개 수수료를 부과하며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한 예로 우버이츠는 고객이 음식을 미리 예약하고 지정된 시간에 픽업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그랩 익스프레스는 음식뿐 아니라 문서, 의류 등도 픽업·배달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