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재 연세대 교수팀이 돼지 위의 점액질에서 추출한 '뮤신'을 주된 소재로 활용해 체내에 이식할 수 있는 '뉴로모픽' 소자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한 개 소자 안에서 최대 32개 상태를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으며, 세포독성평가에서도 높은 세포 생존율을 기록해 체내 이식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뉴로모픽은 뇌의 신경망을 모방해 정보 처리 시스템을 설계하는 기술이다. 뇌 신경 세포처럼 자극이 자주, 강하게 반복될수록 소자 특성이 더 큰 폭으로 변화해 한 개 소자만으로 여러 상태를 구분해 저장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보 처리량을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어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기술로도 주목 받고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속 전자소자는 0과 1, 두 가지 상태만을 활용하기 때문에 정보 처리량이 적다. 다양한 연산이나 기억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소자를 복잡하게 조합해 회로를 구성해야 한다.

뮤신은 돼지뿐 아니라 사람, 달팽이 등 동물이나 마 같은 식물에도 발견되는 범생물적 당단백질 일종이다. 실리콘이나 금속 산화물 등 생체적합성이 낮은 소재와 달리 체내유래 물질이기 때문에 체내 이식에 유리하다.
김 교수는 “체내에서 유래한 물질을 직접 전자소자에 적용, 생체적합성이 뛰어난 뉴로모픽 소자를 구현했다”며 “향후 뇌 질환 치료용 스마트 임플란트, 신경 보철 기기 등 다양한 의료·바이오 반도체 분야로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는 미국 화학회가 발행하는 세계적인 나노기술 분야 학술지 ACS 나노에 게재됐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