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4]김문수 “비대위의 후보 박탈은 정치 쿠데타…법적 조치 즉시 착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서 배제된 김문수 전 후보가 10일 “비상대책위원회의 후보 자격 박탈은 야밤의 정치 쿠데타이자 명백한 당헌 위반”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전 후보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 정당하게 선출된 후보 자격을 비대위가 불법적으로 박탈했다”며 “우리 당의 민주주의는 지난밤 죽었다”고 규탄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당 지도부 주도의 사상 초유 대선 후보 교체 강행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당 지도부 주도의 사상 초유 대선 후보 교체 강행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는 “대통령 후보는 전당대회 또는 전국위원회를 통해 선출해야 한다는 것이 당헌인데, 아무런 권한이 없는 비대위가 독단적으로 후보 교체를 결정했다”며 “이는 헌정사에 남을 반민주적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당 지도부는 제가 후보로 선출되기 전부터 한덕수 후보를 정해놓고 저를 끌어내릴 계획을 세워왔다”며 “새벽 3시에 1시간 만에 32건의 서류를 준비해 한덕수 후보의 접수를 강행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불법적이고 부당한 후보 교체에 대해 법적·정치적 조치에 즉시 착수하겠다”며 “이번 사태를 초래한 책임자들에게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며 지지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새벽 김문수 후보의 자격을 취소하고 무소속이던 한덕수 후보를 단독 후보로 등록했다. 김 후보 측은 지도부의 결정은 원천 무효이며, 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 제기 및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절차에 나설 전망이다.

한편 국민의힘 내부 경선에 함께 참여했던 후보들도 이날 당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대선후보 교체 막장극을 강력히 반대한다”며 “한밤중에 정당하게 선출된 후보를 기습적으로 교체한 것은 세계 민주정당사에 전무후무할 흑역사”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정상적인 후보 단일화 과정으로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한×이 한밤중 계엄으로 자폭하더니 두×이 한밤중 후보 약탈교체로 파이널 자폭을 하는구나”라며 “이 세×들 미쳐도 좀 곱게 미처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나경원 의원도 “참담하다. 그리고 당원과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이것은 내가 알고 사랑하는 우리 국민의힘의 모습이 아니다”고 했다.

한동훈 전 후보도 앞서 “비대위가 책임당원 77만 명이 참여한 경선을 무효화하고 당원이 아닌 후보로 교체한 것은 정당 민주주의를 버린 것”이라며 “국민의힘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다”고 직격한 바 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