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삼성전자, 글로벌 친환경 공조 '정조준'](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5/14/news-p.v1.20250514.c04c42c573ab4930840bfaecc9cc1294_P1.jpg)
삼성전자가 유럽 1위 냉난방공조(HVAC) 기업 플랙트그룹을 인수함에 따라 유럽을 시작으로 글로벌 공조(공기조화)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삼성전자는 플랙트그룹 인수로 글로벌 HVAC 유력 사업자로 단숨에 부상하게 됐다.
플랙트그룹은 인공지능(AI) 수요 폭증으로 급성장 중인 글로벌 대형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에서 특화된 강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AI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을 교두보로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글로벌 HVAC 시장 진입 출사표
HVAC은 그동안 삼성전자가 한정된 제품군과 높은 진입장벽으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분야다. 삼성전자는 가정용과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중심으로 덕트가 없는 '개별공조' 제품 위주로 공급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나 초대형 건물·공장 같은 '중앙공조' 시장에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사무용 빌딩의 중앙 냉난방을 위해 실내 온·습도 등을 조절하는 공기조화기(AHU) 기술이 플랙트그룹의 핵심이다. 일체형 히트펌프 공기조화기, 물을 이용해 건물에 에너지를 전달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칠드빔 등도 보유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HVAC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2014년 미국 시스템에어컨 유통사 콰이어트사이드를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미국 선두 HVAC 기업인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북미 유통채널을 강화했다. 지난해 7월부터 에어솔루션사업 담당 부서를 '에어솔루션비즈니스 팀'으로 승격해 사업 대응력도 높였다.
플랙트그룹 인수로 개별공조와 중앙공조 포트폴리오를 두루 갖추게 됨에 따라 종합 HVAC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글로벌 시장 강자인 일본 다이킨, 미국 레녹스·트레인·존슨콘트롤스, 중국 마이디어와 그리 등 HVAC 전문기업과 정면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대형 시설 중심의 중앙공조 분야를 우선 공략할 방침이다. 2024년 610억달러(약 86조원)에서 2030년 990억달러(약 140조원)로 연평균 8% 성장하고, 이 중 데이터센터 부문은 2030년까지 441억달러(약 62조4235억원)로 연평균 18% 고성장이 예상된다.
◇격화하는 HVAC 경쟁
세계적으로 AI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고효율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글로벌 HVAC 전문기업의 전략적 인수합병이 활발하다. 유럽연합(EU)이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탈탄소·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는 그린딜 정책을 도입한 것도 변화를 가속화한 요인이다.
지난해 보쉬는 미국 존슨콘트롤즈의 HVAC 사업을 81억달러(약 11조2300억원)에 인수했다. 림(Rheem)은 매디슨 인더스트리가 보유한 노르텍 글로벌 HVAC(NGH) 사업을 인수했다.
2023년에는 글로벌 5대 HVAC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트레인(Trane)이 이탈리아 공조기업 MTA를 인수해 유럽 공략 수위를 높였다. 같은 해 일본 다이킨은 미국 공기처리 장비사인 얼라이언스 에어 프로덕츠(Alliance Air Products)를 인수해 제품군을 확장했다.
미국 캐리어는 독일 비스만의 냉난방 기술 부문을 120억유로(약 17조8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LG전자는 2030년 글로벌 탑티어 종합 공조기업 도약을 목표로 생산거점과 차별화 기술력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미국 앨라배마 헌츠빌에 새 HVAC 생산시설을 마련하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