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사가 힘들게 작업하는 모습 찾아줘.”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콘텐츠 '신병 3'을 띄우고, 키워드를 입력하자 KT 인공지능(AI) 편집 솔루션은 빠른 속도로 기대했던 클립을 잘라 보여줬다. 주인공의 얼굴과 표정을 인식하고, 장소를 판단해 영상을 자동으로 제작하는 식이다. 공식 유튜브 계정에 업로드하는 것으로 루틴은 금방 끝났다. '신병 3' 한 편에서 숏폼 10개를 생성하는 데 20분 정도면 충분했다. 인간이 편집을 진행하면 3시간이 훌쩍 넘게 소요됐던 업무다.
KT는 15일 서울 광화문 KT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시연회에서 'AI 스튜디오 랩'이 개발한 자동 편집 솔루션을 공개하며 콘텐츠 제작의 전 과정을 AI로 혁신하는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AI 스튜디오 랩은 KT그룹의 AI 기술 역량과 콘텐츠 기획·제작 노하우를 결합한 전담 조직이다.
KT AI 스튜디오 랩은 숏폼 영상 제작을 위한 AI 자동화 시스템을 리뷰형·인물형·클립형·예고편형 등 네 가지 포맷으로 세분화했다. 드라마나 예능을 요약하거나 특정 캐릭터 중심으로 묶거나 흥미로운 장면만 짧게 잘라내거나 예고편을 자동 생성하는 식이다.
시연에선 '나는 솔로', '당신의 맛' 등 실제 콘텐츠를 기반으로 AI가 영상 클립을 추출하고 자막과 디자인까지 입히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공개됐다. 시연을 맡은 정영환 KT 미디어AI서비스개발팀 책임은 “AI 숏폼은 콘텐츠 요약, 나레이션 삽입, 디자인 적용, 프롬프트 추출까지 모두 자동화된다”며 “영상 개수, 길이, 비율 조정도 가능해 기존 대비 90% 이상의 시간 단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KT는 AI 숏폼 제작에서 나아가 제작의프리(기획)-프로덕션(제작)-포스트(편집)-마케팅-유통에 이르기까지 5단계 전 과정을 AI 기술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유현중 KT 미디어연구개발담당 상무는 “KT가 가진 기술만이 아니라, AI 스타트업 및 외부 협력사 기술도 결합해 실질적인 AI 워크플로를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KT ENA·KT스튜디오지니·KT지니뮤직 등 미디어 그룹사를 시작으로 외부 제작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교육·예능·스포츠 등 장르도 넓힌다. 유 상무는 “AI 기술은 콘텐츠 산업의 생산성과 확산 속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도구”라며 “KT가 글로벌 수준의 AI 콘텐츠 밸류체인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