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고교학점제 시행하면서 진로전담교사는 1명?…교사 1명이 200명 진로상담 맡는 경우도”

[고교학점제 현장 체크] ①진로전담교사 부족
[에듀플러스]“고교학점제 시행하면서 진로전담교사는 1명?…교사 1명이 200명 진로상담 맡는 경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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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가 대입에 어떤 변수가 될지 불안함이 커요. 학교에서 진로전담교사가 많지 않아서 학생과 학부모가 학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서울 목동 거주 학부모 A씨)

고교학점제가 올해 고1부터 도입됐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진로전담교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일고 있다. 학교 현장의 진로상담이 여의찮아지면서 관련 정보를 얻고자 학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학생과 학부모가 느는 추세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중등학교에 배치된 진로전담교사는 한 학교당 1명이다. 중등학교 진로전담교사는 2010년 10월 교육부의 '진로진학상담교사 충원 및 활용 기본계획' 발표에 따라 2011년부터 중등학교 1교당 1명씩 배치됐다.

이후 2023년 교육부가 '진로교육 활성화 방안'을 통해 진로진학상담교사를 학교 규모에 따라 추가 인력을 증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고교학점제가 시행된 현재까지 진로전담교사의 증원은 없는 상황이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진로전담교사는 “정부가 30학급 이상이면 진로전담교사 1명을 추가 배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예산을 이유로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며 “교육부의 진로교육정책과도 기초학력진로교육과로 축소되면서 사실상 진로 교육은 손을 놓은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에듀플러스]“고교학점제 시행하면서 진로전담교사는 1명?…교사 1명이 200명 진로상담 맡는 경우도”

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가 취지에 맞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진로전담교사의 증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충청도의 한 고등학교 진로전담교사는 “학생이 많은 학교의 경우, 진로전담교사 1명당 배정되는 학생 수가 200명까지 되는 상황”이라면서 “진로 상담은 1회 이상이 필요하고, 모의고사 분석도 함께 해줘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다”고 털어놨다.

학교 내에서도 진로전담교사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학교 관리자 가운데서도 진로전담교사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거나 진로 관련 교육은 담임의 몫이라고 치부하는 경우도 많다. 신규 교원의 경우, 고교학점제에 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고 담임이라고 해도 고교학점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들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진로전담교사 부족은 지역 간 진로교육 격차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진로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소외지역 학생의 경우, 진로 탐색과 진로상담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할 수 있어서다. 김대선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장은 “도서산간 지역처럼 교육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의 학생들에게는 공교육 내 진로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면서 “진로전담교사를 증원해 공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찾아갈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당장은 진로전담교사 증원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진로전담교사는 교과 교사여서 수업 시간에 맞는 인원을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증원을 위해선 기획재정부의 전향적인 예산 검토가 선행돼야 하는데 기재부 반응도 소극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작년에도 기재부에 진로전담교사 추가 배치를 요청했지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답변만 돌아온 상황”이라고 전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