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을 넘어 임상시험수탁(CRO) 서비스까지 사업을 확장한다. 연 4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오가노이드 기반 신약 후보물질 탐색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며 수주 경쟁력을 강화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가노이드를 통한 약물 스크리닝 서비스 '삼성 오가노이드'를 출시했다고 16일 밝혔다. 고객사 신약 후보물질 발굴 단계부터 협업을 시작해 '조기 락인(lock-in)' 효과를 거둔다는 구상이다.
장기(organ)와 '유사함'을 뜻하는 접미사 '-oid'를 결합해 명명된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 또는 조직 유래 세포를 3차원(3D)으로 응집해 배양한 '미니 장기 모델'을 뜻한다. 기존 실험방식보다 비용 부담은 적으면서 환자 유사성이 85%에 달해 후보물질 효능과 독성을 면밀하고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어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가노이드 사업 분야 중 우선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항암 신약 후보물질 스크리닝에 주력한다. 낮은 환자 유사성, 비용 부담, 윤리적 문제 등 단점이 있던 기존 세포 또는 동물 모델을 활용한 후보물질 스크리닝을 대체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삼성 오가노이드 사업은 암 분야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고 병원으로 선정된 삼성서울병원(SMC)과 협업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기존 세포 동물 모델을 대체할 오가노이드 시장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 등에 따르면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억달러(약 1조3600억원)에서 2030년 33억달러(약4조5000억원)로 연평균 2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동물실험을 축소하고, 그 대체 방안으로 오가노이드 등을 장려한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산업 성장세가 전망치보다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FDA, 유럽의약품청(EMA) 등 글로벌 주요 규제기관으로부터 359건의 제조승인을 획득한 우수제조·품질관리기준(GMP)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신사업 자신감을 드러냈다. 고품질의 샘플 처리, 완전무결한 데이터 관리 등 역량으로 한 차원 높은 고품질 오가노이드 서비스를 선보인다.
회사는 이번 오가노이드 서비스 출시를 계기로 '글로벌 선도 CDMO'를 목표로 한 성장 전략에 속도를 낸다. 오가노이드 외에도 항체약물접합체(ADC),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등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초기 개발 단계부터 신속하고 정확한 스크리닝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사 개발 리스크는 줄이고 개발 속도는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고객사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