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아이가 이 학원에 다닌다는 걸 어필해야죠.”
최근 한 온라인 카페에는 유명 수학학원인 H학원의 에코백을 함께 만들 학부모를 찾는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학원은 등록 학생에게 학원 로고가 새겨진 가방을 제공하는데, 지점마다 가방 제공 여부는 제각각이다. 가방을 주지 않는 지점에 등록한 한 학부모가 아이에게 이 학원의 로고가 담긴 가방을 자발적으로 제작하고 싶다는 생각에 함께 할 학부모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유명 학원 로고가 새겨진 가방이 자녀의 성적을 나타내는 상징이 되고 있다. 일선 지역의 학부모와 학생 사이에서 재원 중인 학원으로 학생의 실력을 평가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에 따라 자녀가 특정 학원에 다니는 것을 과시하려는 이들도 늘고 있다.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SNS를 보면 카페 사진을 올리면서 자녀가 다니는 특정 학원 로고가 담긴 가방을 보이도록 연출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면서 “엄마들 사이에서는 명품 가방보다 특정 학원 가방을 더 선호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에듀플러스]“에루샤 명품백보다 유명학원 에코백”…자녀 성적 과시용으로 떠올라](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6/17/news-p.v1.20250617.c4c18043ecf443bcacfeab9a389af9a4_P1.png)
특정 학원 가방 등에 대한 학부모의 선호는 자녀의 학습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는 의견도 있다. 한 학부모는 “학부모 사이에서 유명 학원 가방이 반응이 좋은 것은 자녀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라며 “어려운 학원 입학시험을 통과하고 힘들게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일종의 보상 심리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 사이에서는 자녀의 자신감을 심어 주기 위해서라면 특정 학원 가방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관련 학원 에코백은 당근 등 중고 사이트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대학 입시 학원으로 유명한 S학원, D학원 등 재수종합반(재종반)에서 제공하는 에코백 등은 학부모가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엔(N)수생이 늘면서 자녀가 특정 입시 학원에 다니는 것이 실력의 지표로 통용돼 과시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입시 학원 관계자는 “최근 대치동 학원가에서 유명 입시 학원 에코백을 든 학부모가 많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학원 브랜드 자체가 곧 자녀의 학업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 특정 학원 에코백을 드는 이들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