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 변호사의 IT경영법무]〈15〉소버린 AI,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김형민 “법률사무소 민하” 대표변호사
김형민 “법률사무소 민하” 대표변호사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다. 대규모 지상군이 투입되어 타국의 영토를 점령하는 예전 전쟁과는 달리 드론과 유도무기로 주요 지도부와 핵심 거점을 파괴하는 정보전 중심의 미래 전쟁 형태를 띠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미국 빅테크 기업 팔란티어(Palantir)의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팔란티어의 AI는 지형 자료, 통신 기록 등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여 고위 지휘관과 군사 인프라 등 표적 식별은 물론 작전 시뮬레이션 및 성공 확률까지 제공하며 사실상 전쟁을 이끌고 있다.

이처럼 주요 국가들이 AI를 비즈니스 모델을 넘어 안보 아젠다로 가져가고 있고 상황에서 국가 주권형 AI, 즉 소버린AI(Sovereign AI)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소버린 AI는 자국의 언어, 문화, 가치관을 반영하여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통제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의미한다.

다만 소버린 AI는 특정 AI 모델이 아니라 전기나 원자력과 같은 에너지 시스템, 반도체 및 데이터 센터와 같은 컴퓨팅 인프라, 챗GPT나 팔란티어 AI 플랫폼(AIP)과 같은 AI 모델 개발, 이를 주요 산업 부문에 적용하는 운영 시스템 등 전체 AI 생태계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2018년 10월 설립된 영국의 '토터스미디어(Tortoise Media)'는 2019년부터 국가별 AI 역량 수준을 3개 영역으로 구분하여 순위를 매긴 '글로벌 AI 인덱스(The Global AI Index)'를 발표하고 있다.

토터스미디어가 지난해 발표한 'The Global AI Index 2024'에 따르면 1위 미국과 2위 중국은 여전히 AI 강국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고, 3위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AI 허브로 기능하고 있으며, 4위 영국은 상업용 AI에서 강세를 보이고, 5위 프랑스는 성공적인 국내 AI 생태계 구축으로 큰 폭의 상승을 달성했다.

위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난해 13위였던 프랑스가 1년 만에 5위로 올라선 것이다. 프랑스는 정부의 주도 아래 2018년부터 AI 생태계 구축을 시작하였으며, 2022년부터는 22억 유로를 추가 투입해 AI 생태계 구축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은 전년도와 동일하게 종합 6위로 중위권에 머물러 있다. 한국은 AI 역량 강화를 위한 '정부전략' 영역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법률로 통과된 AI 관련 법안 수 등을 측정하는 '운영환경' 영역이 가장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필자는 지난 2년간 AI 기본법을 포함하여 국내 AI 법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더 이상 지체하다가는 국가 경쟁력을 상실하고 하위권으로 추락하고 만다.

대한민국은 IT 강국이다. 우리의 인재 풀과 기초적 인프라는 프랑스는 물론 싱가포르에도 뒤지지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대한민국이 원팀이 되어 전략적 AI 생태계 구축에 나서야 하며 무엇보다 AI 법제 정비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김형민 법률사무소 민하 대표변호사 minha-khm@naver.com

저자소개 : 김형민 법률사무소 민하 대표변호사는 인공지능(AI)·정보기술(IT)·지식재산(IP)·리스크관리(RM) 및 경영전략 전문 변호사이다. 법제처·한국법제연구원 자문위원, SBS 자문위원, MBN 자문위원, 교육부·전자신문 IT교육지원캠페인 자문위원,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인력양성사업 자문위원, 중소기업진흥공단 중소기업인식개선사업 자문위원, 경상북도청 지식재산전략 자문위원, 안동시청 지식재산관리 자문위원,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 해외투자 및 저작권사업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