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인공지능(AI) 도입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던 데이터 수집과 학습 과정을 없앤 산업 특화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이 국내에서 처음 등장했다.
비전 AI 전문 기업 슈퍼브에이아이는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최초 산업 특화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인 '제로(ZERO)'를 공개했다.
회사는 제로를 복잡한 사전 학습 없이도 제조업 품질 검사, 안전 모니터링, 물류 자동화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어, AI 도입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했다. 단 90만개 데이터와 8개월의 개발 기간만으로 글로벌 1위와 동등한 성능을 구현했다.
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대표는 “AI 진입 장벽을 허문다는 목표로 AI 개발의 모든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한 머신러닝운영(MLOps) 솔루션 '슈퍼브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쉽게 AI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며 “이번에 공개한 제로를 통해 기업들이 별도의 AI 팀이나 대규모 인프라 투자 없이도 최첨단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 나선 차문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가장 주목할 만한 기술로 제로샷 추론 방식을 꼽았다. 제로는 거대언어모델(LLM) 데이터셋 등을 활용해 미리 학습되지 않은 새로운 환경이나 사물도 즉시 인식할 수 있어, 기업의 AI 도입 시 필요한 데이터 수집이나 모델 재학습의 부담을 크게 줄였다.
제로는 멀티모달 프롬프트 기반 사용 방식을 통해 텍스트 명령이나 예시 이미지 입력만으로 원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멀티태스크 처리 능력을 통해 단일 모델이 객체 탐지, 분류, 세분화 등 복잡한 비전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회사는 제로의 이러한 성능이 비전 AI 분야 강국인 중국의 T-Rex2, DINO-X 등의 모델과 비교하며 앞선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비전 AI 학회 2025 CVPR 챌린지서 준우승을 하는 성과로 증명됐다고 덧붙였다.
김진회 최고비즈니책임자(CBO)는 “AI는 더 이상 복잡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즉시 실행할 수 있는 실용 도구가 돼야 한다”며 “어떤 기업이라도 AI를 도입하고 쓸 수 있도록, 제로를 통해 AI의 도입장벽을 허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전했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올해 매출 100억원을 달성하고, 내년 연말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
김현수 대표는 “제로는 단순한 기술 제품을 넘어, AI의 대중화와 민주화를 실현하는 핵심 솔루션”이라며 “제조업 강국인 한국이 산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 분야에서 대한민국이 세계 기술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