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이 이르면 다음 달 배달의민족과 전략적 협업을 맺는다. 배민이 교촌치킨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중개 수수료 인하, 공동 프로모션 등 혜택을 제공하는 대신 쿠팡이츠 입점에서 제외하는 조건으로 알려졌다.
배달 플랫폼이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우대 혜택을 제공하며 경쟁사 입점을 제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업계 1위인 배민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면서 배달 시장에 파장이 예상된다.
25일 배달·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전략적 협약 체결을 추진 중이다. 이번 협약에는 가맹점주의 온라인 주문 매출 확대를 위한 공동 프로모션, 고객 혜택 강화, 업주 부담 완화를 위한 상생 방안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배민 앱을 이용하는 교촌치킨 가맹점의 중개 수수료를 인하하는 대신 쿠팡이츠에서는 영업을 중단하는 방식이다.다만 요기요, 땡겨요, 교촌치킨 자체 앱에는 입점이 가능하며 강제 조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교촌치킨 가맹점주가 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촌치킨이 배달 플랫폼 1위인 배민과 협력하면서 온라인 매출 확대는 물론 전략적 제휴 효과도 기대된다. 중개 수수료 인하와 공동 할인 프로모션이 병행되면 신규 고객 유입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민은 쿠팡이츠와 마찬가지로 2.0~7.8%의 차등 중개 수수료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배달 업계는 배민이 대형 프랜차이즈와 처음으로 공개 협업에 나선 데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전에는 블루보틀, 스타벅스 등 일부 브랜드가 배민에 먼저 입점한 후 쿠팡이츠에 입점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대형 프랜차이즈가 특정 플랫폼과 전략적으로 손잡고 다른 플랫폼 입점을 철회한 사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배달 업계 한 관계자는 “배민은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가진 막강한 배달 앱”이라면서 “이번 협업의 여파가 클 수 있기 때문에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협업을 계기로 지난해 음식 물가 상승 원인을 두고 공방을 벌였던 배달 플랫폼과 대형 프랜차이즈 간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배달 시장 경쟁 상황을 봤을 때 고객 유입률이 높은 프랜차이즈와 협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이라면서 “이런 형태 협업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