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플랫폼톡]AI 시대 인테리어 산업

김준영 아파트멘터리 공동대표
김준영 아파트멘터리 공동대표

2026년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이제는 산업 전반에서 AI의 도입이 자연스러운 전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스스로 묻게 된다. 정말 산업의 작동 방식이 바뀔 수 있는지.

실제로 산업 현장을 들여다보면, AI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업무 방식이나 고객 경험이 실질적으로 달라진 곳은 아직 많지 않다. 특히 인테리어 업계처럼 전통적인 운영 구조를 가진 산업에서는 더욱 그렇다.

인테리어 산업은 고도로 사람 중심적인 분야다. 공간을 바라보는 감각, 고객의 언어를 해석하는 기술, 복잡한 현장을 조율하는 경험이 여전히 핵심 역량이다. 그만큼 기술 도입은 더디다. 여전히 많은 곳에서 설계는 수기로 진행되고, 견적은 엑셀로 작성되며, 커뮤니케이션은 전화와 메시지에 의존한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말이 낯설지는 않지만, 그 변화를 피부로 느끼긴 어렵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이 느림 속에서 기회를 본다. 기존 시스템이 촘촘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잘 설계된 기술이 도입된다면 전체 프로세스를 단숨에 재정의할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점진적 변화가 아니라 근본적인 도약이다.

PC 기반의 인터넷 환경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나라에서는 모바일 중심의 커머스 생태계가 먼저 자리 잡았다. 사람들은 컴퓨터에서 쇼핑몰을 충분히 경험해본 적 없이, 처음부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고, 결제하고, 피드백을 남겼다. 결과적으로 이들 국가에서는 기존 단계를 거치지 않고도, 최신 기술 환경을 곧바로 수용하는 방식으로 도약했다.

이 사례는 인테리어 업계에도 중요한 통찰을 준다. 복잡하고 비표준적인 업무가 많고, 디지털화가 늦었던 만큼 오히려 처음부터 AI 기반의 프로세스를 정착시키는 실험이 가능하다.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를 자동화하고, 공간 데이터를 활용해 정확한 견적을 제안하며, 시공 단계에서는 위험 요소를 사전에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활용할 수 있다.

아파트멘터리에서는 이러한 실험을 실제로 시작하고 있다.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수준이 아니라 기획, 설계, 시공, 피드백 전 과정을 연결하는 일관된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 변화는 겉으로는 작아 보일 수 있지만, 내부에서는 분명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일의 순서가 바뀌고,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이 달라지고, 결정이 데이터와 통찰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

진짜 변화는 한 산업 전체에서 동시에 일어나지 않는다. 언제나 먼저 시도하는 소수의 팀과 기업이 있다. 그리고 그들이 작동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냈을 때, 업계 전체가 그것을 가능성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필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이다. 각자의 산업 맥락 속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지점, 가장 많은 판단과 반복이 발생하는 지점을 정확히 짚고 그곳부터 AI를 적용해야 한다. 이는 기술을 실험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의 작동 방식을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이제 첫 사례를 만들고자 다양한 시도를 진행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완벽한 기술이 아니라, 불완전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모델을 만들어보겠다는 결단이다. 그 결단이 쌓일 때, AI는 비로소 산업을 바꾸는 현실적인 힘이 된다. 우리는 이미 그 변화의 흐름 안에 있으며, 이제는 그 가능성을 현실로 증명할 차례다.

김준영 아파트멘터리 공동대표 ask@apartmenta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