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의민족이 이달 정액제 광고 상품인 '울트라콜'을 폐지한다. 정률제 광고 상품과 자체 배달 서비스를 앞세워 쿠팡이츠와 본격적인 수익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점주 단체에서 울트라콜 폐지를 지속 반대하는 만큼 향후 이해 관계자를 어떻게 설득할 지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오는 31일 울트라콜 광고 상품을 전국에서 종료한다고 최근 공지했다. 앞서 서울, 인천, 대구 달서구, 세종, 경기, 경북 구미시에서는 지난 4~5월에 울트라콜 상품을 이미 종료했다. 이번 공지로 서비스 전 지역에서 울트라콜을 폐지한다. 가게배달 지면을 활용하는 점주들은 6.8%의 중개 수수료를 내는 '오픈리스트'를 이용해야 한다.
울트라콜은 점주가 월 8만8000원을 지불하고 배민 애플리케이션(앱)에 노출할 수 있는 광고 상품이다. 쿠팡이츠, 요기요는 정률제 광고 상품만 운영하기 때문에 주요 배달 플랫폼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정액제 광고 상품이다. 배민이 서비스 초기부터 도입했기 때문에 배민을 상징하는 상품이었다. 하지만 가게가 특정 지역에 깃발을 꽂으면 이에 대응해 나머지 업주들도 깃발꽂기 경쟁에 나서야 한다는 이유로 그간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업주간 과도한 출혈경쟁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배민이 가게배달의 광고 상품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완전히 전환하면서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률제 광고 상품을 운영하면 배달 음식 단가가 높을수록 광고 매출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소비자가 단가 1만원의 음식을 주문하면 점주는 오픈리스트 기준 680원을 광고비로 지급하지만, 단가 3만원의 음식을 주문하면 2040원을 배민에 지불해야 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울트라콜 광고 상품 종료가 점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 배민 울트라콜 요금제만 이용하는 점주는 2021년과 비교해 약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울트라콜은 통상 점주가 배달 대행사를 통해 음식을 배달하는 '가게배달'과 함께 주로 활용하는데, 배달 플랫폼이 주문 중개부터 배달까지 책임지는 '자체배달' 시장이 최근 확대되면서 나타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배달 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쿠팡이츠, 요기요 등이 정률제 광고 상품만 운영하는 상황에서 서비스 경쟁력을 위해 울트라콜을 종료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경영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다른 배달 앱들은 이미 정률제로만 운영하고 있고, 배민은 그렇지 않다가 바뀌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점주 단체들의 반발과 정부 조사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점주 단체들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중재로 이어가는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울트라콜 폐지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배민을 현장 조사하면서 최혜대우, 무료배달과 함께 울트라콜 폐지가 위법성이 없는지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