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시, 'AI 네이티브 스타트업' 비중·투자 30대 도시 중 최하위권

서울시 스타트업의 'AI 네이티브(Native)' 수준이 세계 주요 도시들과 비교해 한참 뒤처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제

글로벌 스타트업 분석기관 '스타트업 지놈(Startup Genome)'이 최근 발표한 '2025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의 AI 네이티브 생태계 전환 속도는 글로벌 30대 도시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AI 네이티브 스타트업'은 단순히 기존 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한 기업과는 달리, AI 기술 자체를 제품과 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으로 삼는 기업을 뜻한다. 보고서는 “이들 기업은 일반 창업과 전혀 다른 성장 경로를 가지며, 창업자 및 CTO 간 밀접한 학습 커뮤니티를 형성해 나간다”고 분석했다.

해당 보고서에서 서울의 AI 네이티브 스타트업 수는 현재 500개 미만으로 추정됐다. 실리콘밸리는 4000개 이상, 뉴욕과 텔아비브는 각각 1000개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고서는 AI 네이티브 생태계의 성공 열쇠가 '규모'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 도시에 1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형성돼야 비로소 자생적인 유니콘 창출과 1억달러 이상 기업 인수·합병(M&A)이 가능한 단계에 진입한다고 설명했다.

2023~2024년 도시별 전체 스타트업 투자금 대비 AI 네이티브 스타트업에 투입된 비중. 〈출처:스타트업지놈〉
2023~2024년 도시별 전체 스타트업 투자금 대비 AI 네이티브 스타트업에 투입된 비중. 〈출처:스타트업지놈〉

스타트업 투자 환경도 문제로 지적됐다. 2023~2024년 서울의 AI 네이티브 스타트업에 투입된 투자금은 전체 스타트업 투자금의 2.6%에 불과했다. 이는 분석 대상 30개 도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실리콘밸리에서는 전체 창업 투자금의 76%가 AI 분야에 집중된 것과 비교된다. 중국 베이징도 과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보고서에 나온 우리나라 AI 네이티브 스타트업 수는 추정치이며, 현실적으로 진성 AI 스타트업 수는 이보다 더 적을 수도 있다”면서 “AI 기반 창업 생태계를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한 정책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창업 생태계 종합 순위는 8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AI 전환 속도에서의 격차가 앞으로 도시 간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올해부터 AI 특화펀드를 신설해 2년간 5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한다. 특히 AI 인프라, 데이터 분석·컴퓨팅, AI 융합 서비스 등 가치사슬 전반에 자금을 공급해 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