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업 시간에 자던 학생이 이제는 수학을 어려워하는 친구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수포자였던 학생이 수업에 다시 참여하기 시작했죠.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AIDT)는 단순한 AI 시스템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의 관계를 다시 연결해 주는 '촉진자'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AIDT를 실제 수업에 도입한 김재현 신목중학교 교사의 말이다. 김 교사가 소개한 AIDT 활용은 성취도 기반의 개인화 학습은 물론, 학생 간 자발적 협력 학습과 정서적 소통까지 이끌어내며 교실 풍경을 바꿨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AI 교육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교육 혁신 정책 간담회'에서 현장 교사들이 소개한 AIDT 활용 사례를 소개한다.
김 교사는 AIDT를 활용한 모둠 활동 수업을 통해 “성취도가 높은 학생이 학습 속도가 느린 친구를 돕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발생했다”면서 “교사가 친구를 가르쳐 주라고 말한 적도 없지만, 학습 데이터에 기반한 개인별 진도 차이가 학생 간 상호작용을 자극한 것”이라며 AI가 개별 학습만이 아니라 협력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AIDT 강점으로 학생 감정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을 꼽았다. 학생들은 수업 시작 전 감정을 직접 기록하는 '데일리 체크인'을 통해 '차분함', '답답함', '좌절' 등의 감정을 선택하고 이유를 덧붙인다. 이 정보는 교사에게 시각화된 그래프로 제공돼, 학생의 학습 참여도 변화와 감정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수업에 집중 못 하는 학생이 단순히 게으르거나 태도가 나쁜 것이 아니었습니다. 감정 데이터를 보니, 한 학생이 연애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었더군요. 이 사실을 알게 된 뒤에는 학생 지도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AI가 학습 진단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감정까지 읽어내는 교육 도구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교사는 수업 중 실시간 피드백 시스템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AIDT는 실제로 학생들의 문제 풀이 속도, 정답률, 이해도에 따라 초록·노랑·빨간 표시가 실시간으로 나타난다”며 “교사는 이 데이터를 보고 수업이 너무 빠르거나 특정 문제가 어려웠는지 즉시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듀플러스]“AI가 채점하면 교사는 소통한다”…현장교사 3인이 전한 AIDT 도입 실제 효과](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7/19/news-p.v1.20250719.645351045d6a46e78c7c3fe3535ad0f6_P1.png)
청각장애 특수학교에서 AIDT 도입 이후 학생의 수업 참여가 늘고 학부모 호응도 또한 높아진 사례도 나왔다.
한지후 에바다학교 교사는 “AIDT 도입 이후 교사의 업무는 줄고 학생의 자율성은 커졌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교사 혼자 학습 자료를 모두 준비해왔지만, AIDT에는 한 차시 안에 필요한 학습 자료들이 모두 포함돼 있어 교사의 부담이 줄었다는 것이다. 학생도 전체 흐름을 이해하며 스스로 학습 순서를 조정할 수 있다.
가장 큰 변화는 학생들의 태도다. 한 교사는 “예전에는 수업에서 빠진 차시를 보면 '왜 나는 이걸 못해요?'라고 묻던 아이들이 이제는 순서가 바뀌어도 '아, 이건 내가 하는 거구나'라며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학습에 대한 무기력이 줄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자라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AIDT는 청각장애 학생들에게 중요한 반복 학습과 시각 자료 지원 면에서 눈에 띄는 효과를 냈다. 기존 서책 교과서에서는 자막이 없는 영상이 많아 교사가 직접 수어 통역을 하거나 내용을 재구성해야 했지만, AIDT는 영상 자막과 대본을 기본 탑재해 학습 기회를 확장했다.
AIDT에 포함된 AI 챗봇 기능도 학생의 단기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청각장애 학생들은 일반 학생보다 단기 기억력이 짧은 경우가 많은데, AI 챗봇과의 반복 대화를 통해 기억 유지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했습니다.”
학생들은 챗봇과 대화하며 누락된 개념을 스스로 다시 질문하고, 모르는 내용을 반복 학습한다. 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자기 주도 학습의 시작점이라는 것이다.
한 교사는 “디지털 기기 노출을 걱정하던 부모님들도, 아이가 수업을 즐기고 자신감을 갖는 모습을 보면서 '필요한 노출'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변화한 학부모 반응도 전했다.
AIDT 도입이 교사와 학생 간 소통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채점과 같은 반복 업무를 줄여 교사가 본질적인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김차명 광명서초등학교 교사는 “AIDT를 활용하면서 시험지를 직접 채점하지 않아도 되는 것만으로도 학생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면서 “학생들에게 말도 더 걸 수 있고, 눈을 한 번 더 마주치고, 표정을 더 잘 읽을 수 있었다. 이것이 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디지털기기 과몰입과 중독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김 교사는 명확한 입장을 내놨다. 김 교사는 “수업 시간 동안 학생들에게 태블릿 PC를 사용하게 하면, 중독이 일어난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대부분의 중독은 소프트웨어(SW), 콘텐츠, 게임 등에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