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주식 관련 의혹이 불거진 이춘석 의원과 관련해 신중 모드에 들어갔다. 논란 확산 방지에 주력하면서도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취임 이후 첫 악재를 맞이한 정청래 대표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정청래 대표는 5일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에 “사실관계 확인이 중요하다. 윤리감찰단장이 공석이라 사무총장한테 (조사를) 좀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번 최고위는 정 대표가 이 의원 의혹에 대해 윤리감찰단에 긴급 진상조사를 지시한 뒤 이뤄졌다.
5일 한 매체는 전날 오후 본회의장에서 이 의원이 휴대폰을 이용해 주식거래하는 장면을 포착해 보도했다. 다만 해당 주식계좌는 이 의원의 이름이 아닌 차모 보좌관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의원이 해당 계좌를 확인하는 장면에서 네이버와 LG CNS 등의 종목이 노출되기도 했다.
이 의원은 현재 이재명 정부 인수위원회 역할을 맡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경제2분과 분과장을 맡고 있다. 경제2분과는 인공지능(AI), 과학기술 등 미래 성장 동력 관련 정책을 담당한다. 이재명 정부 성장 관련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은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이 타인의 계좌를 통해 관련 주식 종목을 들여다봤다는 점 역시 소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후 이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식화면을 열어본 부분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차명계좌 주식거래 의혹 등에 대해서는 “타인명의로 주식계좌를 개설해서 차명거래한 사실은 결코 없으며, 향후 당의 진상조사 등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부인했다.

민주당은 다소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새롭게 당권을 잡은 정 대표는 이날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 등을 예방하고 김민석 국무총리와도 회동하는 등 개혁동력 확보에 주력하는 상황이었다.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 등도 동향 파악에 나섰다.
물론 비상징계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당규 제7호 윤리심판원 규정에 따르면 당대표는 선거 또는 기타 비상한 시기에 중대하고 현저한 징계사유가 있거나 그 처리를 긴급히 하지 않으면 당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최고위원회 의결로 징계처분을 할 수 있다. 지도부 의지에 따라 빠른 논란 진화가 가능한 셈이다.
다만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정 대표의 리더십이 첫 번째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대표가 당선 직후 보좌진 갑질 논란으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한 강선우 의원을 사실상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남긴 뒤 이 의원 의혹이 터진 탓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벌써부터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 당권을 노리는 안철수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강선우는 정청래 사람이고, 이춘석은 이재명 대통령의 선대위 비서실장을 했기 때문에 가려서 보는 것인가”라며 “강선우는 싸고돌면서, 왜 이춘석은 조사하나”라고 지적했다.
이후 “동지란 비가오면 비를 함께 맞아주는 것이라며 민심에 불을 지르지 않았나. 그런데 왜 이춘석 의원에 대해서는 비도 안 맞아주고, 울타리도 쳐주지 않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